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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美 배신에…쿠르드 `어제의 적` 시리아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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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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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부군과 내전을 벌이며 지난해까지 치열하게 싸웠던 쿠르드족이 터키군 공세가 닷새째 이어지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와 손잡았다. 쿠르드족은 미국에 배신당한 뒤 '어제의 적'이었던 시리아와 군사 협력에 나선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쿠르드 당국은 13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가 터키와 접하고 있는 전체 국경 지대를 따라 군대를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터키군이 시리아 북쪽 쿠르드족을 공격하는 것을 시리아군이 방어하는 모양새가 됐다. 터키군의 대규모 공세를 막기 위해 그동안 앙숙 관계였던 쿠르드족과 시리아 정부가 군사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쿠르드족 문제는 미국의 중동 외교에도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쿠르드 당국은 성명을 통해 "터키군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시리아군이 터키 국경을 따라 배치돼 (쿠르드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을 돕도록 시리아 정부와 협정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협정은 내전 이후 통제력을 잃은 북쪽 지역에 시리아 정부가 병력을 투입하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시리아 관영 사나통신은 정부군 부대 일부가 이미 북부 지역으로 진입했다고 전했다. 쿠르드족 SDF는 터키군이 전투기를 동원해 강하게 밀고 들어오는 것을 저지할 수 있는 수준이 안 됐고 시리아 정부군 지원이 절실한 상태였다. 마즐룸 코바니 SDF 총사령관은 지난 10일 "당신들은 우리를 포기했다. 우리가 학살되도록 내버려두고 있다"며 강한 분노를 드러낸 바 있다.

그럼에도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3일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배치된 미군 약 1000명을 수일 혹은 수주 내에 천천히 빼낼 계획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지시"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시리아 북동부 일대 주둔 미군 병력 1000명을 철수하겠다는 발표와 함께 북동부 지역 정세 안정화 업무를 담당하던 미국 외교팀도 철수해 본국으로 떠났다고 14일 전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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