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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與, '조국 악재' 털고 檢개혁 동력 살리기…'국면전환'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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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넘어 검찰개혁 완수"…'국회의 시간' 패스트트랙 檢개혁 고삐

하락세 당지지율 반전 모멘텀 기대…예상보다 이른 사퇴에 당혹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 (PG)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차지연 이보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전격 사퇴에 '조국 정국'을 조기에 수습하는 동시에 검찰개혁의 고삐를 죄는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조 장관의 사퇴는 안타깝지만, 내년 4월 총선까지 불과 6개월을 앞둔 만큼 '조국 정국'에서 확인된 민심 악화의 고리를 끊고 국면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읽혔다.

다만 예상보다 이른 사퇴여서 당혹스럽다는 기류도 감지됐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조국 장관의 의지와 계획이 마무리되지 못한 채 장관직을 물러나게 돼 안타깝고 아쉽다"며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어려움 속에서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검찰개혁 제도화를 여기까지 끌고 온 것도 조 장관의 노력과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제 혼란과 갈등을 넘어 검찰개혁을 반드시 완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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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질문 받으며 이동하는 이해찬 대표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소식이 전해진 4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국회 당 대표실 앞 복도에서 이동하고 있다. 2019.10.14 toadboy@yna.co.kr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조 장관 사의표명 소식을 미리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는 조 장관의 사퇴문이 발표된 이날 오후 2시를 조금 앞둔 시점에 국회를 찾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났다.

이 원내대표는 강 수석의 예방을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강기정 수석한테 (조 장관 사의 소식을) 들었다"며 말했다.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이 대표가) 어제 알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5시 고위전략회의에서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모여 조 장관 사퇴 이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다만 이 대표 등 핵심 지도부가 조 장관 거취를 두고 청와대와 이미 교감을 거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 장관이 결심을 굳히고 2주 전부터 청와대, 민주당 지도부와의 상의를 거쳤다"며 "마지막 사퇴 발표 타이밍이나 절차는 본인의 결심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의원들도 여권에 절대 유리하지 않은 '조국 정국'을 끊어내야 한다는 절박함에 여러 경로를 통해 청와대에 조 장관 거취와 관련한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 지지율이 자유한국당에 턱밑까지 추격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이대로는 총선을 못 치른다'는 기류가 당내에 강하게 흘렀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법무부가 지난 8일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전날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며 검찰개혁을 '속전속결'식으로 밀어붙이자 조 장관에게 명예 퇴진의 길을 열어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 상황이었다.

그러나 조 장관이 이날 오전 당정청 조율을 거친 검찰개혁안을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사의를 표하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초선 의원은 "급작스러운 결정이라 상황 판단이 안 된다"고 말했고, 다른 의원은 "검찰개혁에 할 일이 아직 많이 있는 조국 장관을 이렇게 쫓아내는 것이 맞느냐"고 밝혔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안타까운 일이다. 검찰개혁을 위해 최선을 다한 조 장관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당에서는 이런 모습에 모두 동의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일단 민주당은 조 장관의 결정을 존중하면서 이제는 '국회의 시간'이 부각되는 검찰개혁의 드라이브를 더욱더 강하게 걸 태세다.

법무부 차원의 '행정 조치'는 오는 15일 국무회의 의결로 일단락되는 만큼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사법개혁 법안 처리에 전력투구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책임지고 검찰개혁의 제도화를 기필코 마무리할 것"이라며 "야당도 결단할 차례다. 광장의 목소리와 요구를 검찰개혁의 완성, 경제와 민생에 전념하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정치 본연의 역할과 의무를 다할 때"라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 장관으로서는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본인이 외롭게 결정을 한 것"이라며 "이제는 당이 주도해서 패스트트랙 검찰개혁안을 제도적으로 완성하는 일을 맡아달라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말했다.

의원들도 "자신을 태워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살신성인"(박광온 최고위원), "유일하게 남은 마지막 철옹성 검찰개혁은 이제 시작"(이학영 의원)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검찰개혁 의지를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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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로고
[연합뉴스TV 제공]



조 장관이 검찰개혁의 소명을 어느 정도 완수했다는 인식 아래 조 장관의 '명예 퇴진'에 따른 국면 전환과 이후 지지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당내에서 흘러나왔다.

두 달 넘게 이어진 '조국 정국'에서 당 지지율 하락이 현실화하자 사태 수습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당정청 일각에서 나오던 상황이었다.

우상호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체적으로 수세 국면이었던 여권은 일단 숨 고르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냉정하게 보면 (지지율) 하락세로 몰리던 흐름이 이것(조국 사퇴) 때문에 일단 하락세가 멈추고 새로운 반등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검찰개혁이라는 '포스트 조국' 국면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도 지지율의 상승 탄력을 못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 장관 사퇴가 결집된 지지층의 반발을 부를 수 있는 소재라는 점에서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실제로 이날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조 장관을 지켜내지 못했다며 사퇴를 요구하거나 성토하는 글이 쏟아졌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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