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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삼성SDI "ESS 화재 원천차단"…2000억 들여 선제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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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국내 배터리 제조사인 삼성SDI(사장 전영현·사진)가 최근 잇따라 화재가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대해 추가 안전 대책을 내놨다. ESS 화재를 둘러싼 논란이 업계 전반의 신뢰도 추락과 시장 위축으로 확산되자 리스크를 조기에 해소하고 무너진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14일 업계에서 가장 먼저 강도 높은 추가 대책을 내놨다. 이 회사가 발표한 'ESS 생태계 복원 대책'은 화재 원인을 사전에 파악해 위험성을 차단하고, ESS 내에서 발생한 화재의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골자다. 삼성SDI는 앞서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배터리 설치·운영 문제 해결을 위해 국내 전 사이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안전성 강화 대책을 이달 중으로 마무리하는 한편 1500억~2000억원가량의 자체 예산을 투입해 특수 소화 시스템을 설치하고, 대형 화재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삼성SDI는 배터리 공급업체지만, ESS에서 배터리 이외에 전력변환장치, 시공·설치·운영 과정 등에서 문제가 생겨도 배터리에서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원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이날 오전 서울 태평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ESS 시스템 내에 발화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화재로 확산하는 것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특수 소화 시스템'을 최근 개발해 도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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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화재의 주된 원인으로 밝혀진 외부 유입 고전압, 고전류를 차단하고 이상 발생 시 시스템 가동을 중지시킬 수 있는 안전장치 등을 설치한 데 이어 만에 하나 기타 예기치 않은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화재 확산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이중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에 도입하는 특수 소화 시스템은 삼성 SDI의 핵심 기술을 적용한 첨단 약품과 신개념 열 확산 차단재로 구성됐다. 특정 셀이 발화해도 바로 소화하고 인근 셀로 확산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허은기 시스템 개발팀장(전무)은 "내부가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 발화 상태가 되면 특수 약품이 자동으로 분사돼 초기 불꽃을 1차적으로 끈다"며 "불꽃이 제어된 상태에서도 셀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고열이 인접 셀로 확산하는 것을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부터 신규 ESS에는 특수 소화 시스템을 적용해 출시한다. 이미 설치·운영 중인 국내 1000여 개 ESS에는 삼성SDI가 비용을 부담해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 제품에 대해 삼성SDI가 부담하는 금액은 1500억∼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분기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다. 아울러 삼성SDI는 지난 1년 동안 국내 전 사이트를 대상으로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안전성 대책 관련 비용을 전부 자체 부담해 이달 안에 마무리하겠다고도 밝혔다.

삼성SDI는 화재 원인이 자사 배터리 결함은 아니지만,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서 국내 ESS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추가 대책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같은 결정에는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ESS는 날씨 등 환경 변수에 따라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은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보급을 확대해 왔다. 2016년 274개였던 ESS 설비는 지난해 1490개로 늘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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