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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게임+렌털' 웅진코웨이 품에 안은 넷마블, 구독경제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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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게임업체 넷마블이 국내 1위 생활가전 및 렌털업계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에 선정되면서 양사 간 시너지가 이뤄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게임과 렌털이라는 이색적인 조합에 직접적인 사업 접목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넷마블 입장에서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라는 신(新)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넷마블의 품에 안길 웅진코웨이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생활가전업계 1위 기업이다.

1989년 웅진그룹에서 태동해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을 핵심 사업군으로 하면서 2011년부터 새로 진출한 매트리스 렌털은 침대업계를 위협할 정도로 몸집을 키우며 기회 때마다 시장의 리더 역할을 해 왔다.

청호나이스, SK매직, 쿠쿠전자, LG전자 등 대·중견기업 등이 웅진코웨이의 경쟁자이지만 관련 매출 규모면에선 코웨이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정수기(약 37%), 공기청정기(약 24%), 비데(약 28%) 부문 등을 모두 석권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매출액은 2조7073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올해 '매출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 544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글로벌 기업으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법인의 경우 2017년 대비 2018년 현재 70.3%나 성장하는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회사가 앞서 내높은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2조980억원, 영업이익은 7175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웅진코웨이의 총 계정수는 국내·외를 합해 지난해 말 현재 700만 개를 돌파했다. 매년 7% 이상의 성장을 이어가면서 올해의 경우 750만 계정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게임과 웅진코웨이 렌털 사업의 시너지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인수 시너지로 구독경제를 꼽았다. 자사의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게임 사업에서 확보한 IT 기술과 노하우를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구독경제란, 신문이나 잡지를 매달 구독하듯 이용료를 내고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무제한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다. 넷마블은 넷플릭스형 콘텐츠 구독경제에서 향후 실물 구독경제, 스마트홈 영역이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 약 5300억 달러(약 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당장 렌털사업과 게임사업이 어떻게 접목될 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게임의 주 소비층은 10~30대로, 렌털사업에 비해 소비층이 제한돼 있다. NH투자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게임사업이 가구보다는 개인 중심일 뿐만 아니라 주력 연령층이 젊은 남성층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당장 스마트홈의 주력 가구층과 달라 스마트홈과의 시너지에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넷마블 측에서도 구체적인 사업 모델 접목과 관련해서는 인수 후에야 방향성이 결정된다며 미지수로 남겼다.

다만, 이번 인수로 넷마블이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했다는 데는 의의가 있다. 흥행을 예측할 수 없는 게임 사업의 불확실성을 웅진코웨이의 안정적 렌털 사업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자금을 공급받아 보완할 수 있는 셈이다. 모바일게임이 주력인 넷마블은 '던전앤파이터'의 넥슨, '리니지'의 엔씨소프트 등에 비해 지식재산권(IP)의 경쟁력이 낮다. 2017년 상장 당시에는 시가총액이 13조5000억원에 달했지만, 현재 7조9000억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2.6% 감소한 241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서장원 부사장은 "넷마블이 게임사업 운영하면서 AI를 이용한 유저 빅데이터 분석 및 운영 노하우룰 코웨이가 운영 중인 모든 제품에 접목해 스마트홈 디바이스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며 "기존 사업에 구독경제 모델이 더해져 향후 넷마블 사업 안정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력 사업인 게임에서 눈을 돌려 종합 정보기술(IT) 업체로 사업을 다각화하거나 새 먹거리를 찾고 있는 사업자는 넷마블뿐이 아니다. 가장 공격적으로 사업 다각화 M&A)에 나서는 업체는 넥슨이다. 최근 매각이 무산된 넥슨은 한국을 온라인 게임 강국으로 이끈 주역이지만, 모바일게임 매출 성장이 더뎌지고 이렇다 할 대작을 내놓지 못하며 외화내빈(外華內貧) 상태에 놓였다.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는 지난 2013년 블록완구 레고 거래 플랫폼 브릭링크를 출발점 삼아 노르웨이 유아용품 업체 스토케, 2017년 국내 1호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 이탈리아 펫푸드 업체 아그라스델릭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유럽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 등을 품기도 했다.

온라인 게임 사이트 한게임을 운영하는 NHN은 지난 4월 기존 NHN엔터테인먼트에서 사명을 바꿨다. 종합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다. NHN은 2014년 간편 결제 서비스 '페이코'를 출시했고, 클라우드 서비스 '토스트' 등을 제공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부터 AI 연구를 시작해 2016년 AI센터와 NLP센터로 내부 조직을 확대해 AI 투자에 몰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는 최근 게임 산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신성장동력 구하기의 일환"이라며 "신작 게임들의 흥행이 어려울 뿐 아니라 중국 게임 판호(발급권) 발급이 막혀 확장성이 막히고,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중독 질병코드 등재 등의 악재가 겹쳐 향후 게임사들의 비게임사업 진출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인 기자 silkni@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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