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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검찰개혁 적임자 자임 조국 전격 사의…취임 35일 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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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필생의 사명…`불쏘시개` 역할 다해"

"온 가족 만신창이, 대통령·정부에 부담드려선 안 된다 판단"

"제도화 궤도, 갈 길 멀어 대통령께 힘 모아달라"

이데일리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특수부 축소 등과 관련한 검찰개혁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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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안대용 이성기 기자] 조국(54) 법무부 장관이 14일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다”라며 전격 사의를 밝혔다. 지난달 9일 취임한 지 35일 만이자, 이날 오전 두 번째 검찰 개혁 방안을 발표한 지 3시간 만이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물러날 뜻을 밝혔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다”면서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돌이켰다.

조 장관은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가족 수사로 인해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했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며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했다.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는 부인은 물론 자녀들까지 입시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는 등 가족을 둘러싼 검찰 수사가 직접적인 사퇴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그간 법무부에서 진행된 검찰 개혁 방안을 언급한 뒤,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은 소회도 전했다.

조 장관은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 “저보다 더 다치고 상처 입은 가족들을 더 이상 알아서 각자 견디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다”며 검찰 수사에 대한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며 “가족들이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그저 곁에서 가족의 온기로 이 고통을 함께 감내하는 것이 자연인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지막까지 검찰개혁에 대한 굳은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조 장관은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 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 덕분”이라며 “국민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검찰 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가야 할 길 이 멀다”며 “이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끝으로 “이제 저는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간다”며 “허허벌판에서도 검찰 개혁의 목표를 잊지 않고 시민들의 마음과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이어오고 있는 검찰은 이날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지난 3일과 5일, 8일, 12일에 이어 다섯번째 조사다.

앞선 조사에서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등 자녀의 부정입학 의혹 조사를 마무리 한 검찰은 지난 12일 조사부터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운용에 개입하고 차명으로 지분 투자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컴퓨터 반출 및 하드디스크 교체 등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받는다. 정 교수는 앞선 조사에서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정 교수의 사라진 노트북의 행방도 쫓고 있다.

정 교수의 자산관리를 도와온 한국투자증권 PB 김모(37)씨는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달 6일 자신의 승용차에 있던 정 교수의 노트북 가방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정 교수에게 전달했다고 검찰에 진술했지만, 정 교수는 “가방엔 서류만 들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정 교수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추가 조사 및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조 장관의 전격 사퇴와 법무부(15일)·대검찰청(17일) 국정감사 등으로 영장청구 시점을 미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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