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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편집장 레터] “올해 국감 대상자들 대박 났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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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매경이코노미의 대표 기사는 커버스토리와 스페셜리포트지만, 사실 가장 파장이 큰 기사는 토픽에서 나올 때가 많습니다. 커버스토리와 스페셜리포트가 비교적 긴 호흡으로 심층 취재한다면, 토픽은 그때그때 화제가 되는 사안을 집중 파고드는 기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주 매경이코노미에서 독자 여러분께서 꼭 읽어봤으면 하는 기사로 토픽의 ‘국감서 드러난 방만경영 공공기관’과 ‘반 토막 DLS 돈은 과연 누가 벌었을까’를 꼽고 싶습니다(물론 모든 기사를 심혈을 기울여 쓰는 만큼 한 꼭지도 남김없이 다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지만요).

10월은 국감 시즌입니다. 매년 국감 시즌이면 다양한 건설적인 문제 제기가 이뤄지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어떤 아이템이 다뤄지는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곤 했습니다. 올해는… 정말 ‘씁쓸하다’고밖에 할 수 없겠네요. 늘 ‘맹탕 국감’이라 비판받지만 그래도 몇 가지나마 눈길 끄는 이슈가 나타나곤 했던 예년에 비해 이번에는 정말 건더기를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이슈만이 국감장을 내내 휘둘러댔으니까요. 과제가 산적한 한국 경제를 감안하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를 두고 한 전문가는 “올해 국감 대상자들은 대박 났다”고 귀띔합니다. “정치 분쟁이 일어나면 원래 국감이 수월해진다”고 덧붙이면서요.

그런 와중에 ‘국감서 드러난 방만경영 공공기관’ 기사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공공기관 방만경영이 어디 하루 이틀 일일까요. 그런데 이번엔 ‘생산성이 민간기업의 30%에 불과하다’는 팩트까지 나왔습니다. 그뿐인가요. 1000억원 이상 부실 공공기관 7곳은 기관장에게 경영평가 성과급으로 수천만원을 지급하기까지 했습니다.

지면 부족으로 인해 ‘부동산 이슈 브리핑’에서 작게 다뤘지만 ‘최근 5년간 수도권에서 분양한 9억원 이상 아파트 3채 중 1채 이상은 만 40세 이하에게 돌아갔다. 분양가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가 오히려 현금 여유가 있는 ‘금수저’ 분양 당첨 기회를 높여줬다’는 내용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내용입니다.

개인적으로 국감에서 가장 관심 있게 살펴본 내용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DLS 사태가 터지기 1년 전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와 은행의 파생상품 판매에 대해 미스터리쇼핑 결과를 발표했는데 KEB하나은행은 고령투자자 보호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25.5점, 우리은행은 56.5점을 받았다”라는 사실입니다. 오래도록 물음표를 달아온 부분이 ‘왜 유독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서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할까’였습니다. 물론 의문은 아직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저 의문에 무게를 더하는 팩트만 하나 더해졌을 뿐이지요. ‘그런 팩트라도 하나둘 밝혀내는 게 국감의 존재 의미겠지’ 위안하는 걸로 올해 국감 시즌을 마무리해야 하려나요.

[김소연 부장 sky659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9호 (2019.10.16~2019.10.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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