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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터키, 美 제재 경고에도 "쿠르드족 계속 공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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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獨도 무기수출 중단 압박… 매티스 前국방, IS 부활 경고

시리아 국경을 넘어 쿠르드족을 공격하는 터키에 대해 미국이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하고 국제사회가 중단하라며 압박했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터키군은 공격 개시 나흘째인 12일(현지 시각) 쿠르드족이 통치하는 시리아 북부의 군사 요충 도시인 '라스 알 아인'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터키군은 나흘 동안 쿠르드 군사 대원 480명을 무력화(neutralize)시켰다고 밝혔다. 무력화시켰다는 것은 사살, 생포, 항복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영국에 본부가 있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쿠르드족이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 대원 81명이 전사했다고 집계했다. SOHR은 별도로 12일까지 민간인 30여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터키 관영 아나톨루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은 12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시리아 북부 쿠르드 세력의 위협이 제거되지 않는 한 대테러 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전날인 11일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터키에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지만 에르도안은 미국의 압박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므누신 장관은 "터키 정부 당국자를 응징할 새로운 권한을 재무부가 갖는 행정명령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 "터키 국경에서 일어나는 전쟁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매우 영리한 일"이라고 썼다.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가 정당하다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는 12일에도 "끝이 없는 전쟁을 할 수 없다"며 "(유목 민족인) 쿠르드는 떠돌아다니는 경향이 있고 그것도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독일·네덜란드·노르웨이는 터키에 대한 무기 수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파리·쾰른·스톡홀름·빈 등 유럽 10여개 도시에서 "에르도안은 테러리스트"라며 규탄하는 집회가 주말에 이어졌다.

터키의 쿠르드 공격이 IS가 다시 활개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작년 말 트럼프의 시리아 철군에 반대해 사퇴했던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은 12일 방송 인터뷰에서 "IS가 힘을 되찾지 않도록 압박을 계속하지 않으면 IS가 되돌아올 거라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13일 "쿠르드 민병대 통제 아래 억류돼 있던 IS 관련자 785명이 탈출했다"고 전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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