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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인재진의 내 인생의 책]①노자타설 - 남회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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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의 ‘도’

경향신문

내가 노자의 <도덕경>을 처음 만난 것은 대학교 1학년 교양수업에서였다. 그 당시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철학자 도올 김용옥 교수의 강의로 이 거대한 책을 처음으로 접하게 됐는데, 한문 원서로 진행하는 <도덕경> 강의를 들으면서, 당시 갓 스무살의 대학 신입생이 받았던 엄청난 충격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고백건대 나는 <도덕경>의 내용보다는 김용옥 교수의 파격적인 강의와 거침없는 박학다식함에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당시의 나로서는 선생의 강의가 다소 어리둥절하면서도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전공수업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지금도 <도덕경>의 첫 구절을 외우고 있을 정도로 이 수업에는 열심히 출석했다. 당시 가장 기다려지는 수업이었다. <도덕경> 오천자 중에 비록 한 학기 동안 오백자도 진도를 못 나간 것이 아쉬웠지만 동양 고전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때 이후로 꽤 오랜 세월이 흘렀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름의 세파와 격랑에 흔들리기도 하고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했다. 뿌연 안갯속에서 정신없이 헤매던 시절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내게 큰 안정을 준 책이 <도덕경>이었다. 당연하게도 나는 원서로 그 책을 읽을 만한 지식이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노자타설>이었다. 이 책은 <도덕경>의 깊은 심연을 내게 친절히 해설하고 안내해줬다. 나는 지금도 마음의 갈피가 흔들릴 때마다, 혹은 마음이 아플 때마다 <노자타설>을 읽는다.

인재진 |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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