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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국민 볼모’ 열차파업, 답 없는 임금인상률 논쟁이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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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노조 총액대비 4% 인상 요구, 사측 정부 가이드라인 1.8% 준수 대립…4조2교대 전환 위한 인력충원 및 SRT 통합 등 부수적 문제도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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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이 나흘간의 총파업에 돌입한 11일 오전 서울 중구 봉래동 서울역 내 알림판에 파업에 따른 열차운행 조정 알림 등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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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발’을 볼모로 한 철도노조의 파업이 2016년 이후 3년여 만에 발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13년은 민영화 반대, 2016년은 성과연봉제 저지를 이유로 파업에 나선 노조는 이번엔 정부 가이드라인을 초과한 임금인상률을 요구하면서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11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노조는 내년 임금인상률을 총액 대비 4%로 요구한 반면 공사 측은 정부의 공공기관 임금인상률 가이드라인인 1.8% 수준을 넘어서는 인상률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이날 대국민사과 후 기자회견에서 “400여 공공기관에 공통 적용되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코레일만) 배제해달라고 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또 정률수당 지급기준을 2019년도 기본급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공사 측은 이 기준은 2016년 합의한 사항이며 예산편성 지침상 임금인상 가이드라인을 초과하기 때문에 내년에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해 약 780억원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 총인건비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사측은 이달 말 인건비 집행전망을 재산출한 뒤 관련 대책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근무조건 개선 문제도 노사 양측의 시각차가 있다.

노조는 주52시간 근무조건을 위해 현행 안전인력 3조2교대 근무형태를 인력 충원을 통해 4조2교대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 4654명의 신규 인력충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측은 외부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약 1800명을 충원하면 4조2교대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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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철도공사 대회의실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 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br>/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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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또 철도 공공성 확보를 위해 KTX와 SRT 통합을 주장하나, 코레일 측은 이 문제는 정부 철도정책 방향성의 문제여서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손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KTX와 SRT 통합 문제와 관련 “기본적으로 철도산업 구조를 어떻게 개편해나갈 것인가 하는 정부 정책방향에 대한 것”이라며 “코레일의 생각보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철도를 보다 안전하게 운영하고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매진해야된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임금인상, 근무조건 등 처우가 정부 정책에 따라 좌우되는 공기업 특성상 이번 노사 협상과정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노조는 이번 파업 이후에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다음달 추가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손 사장은 “협상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국민들께서 더 큰 불편이 없도록 좀 더 서둘러서 진정성있게 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했다.

정부는 시민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을 고려해 철도공사 노조의 빠른 합의를 촉구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용산구 철도공사 서울본부를 방문해 대책을 논의하고 서울역에서 시민들의 불편사항을 수렴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이번 파업기간 국토부 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정부합동비상수송대책본부을 운영한다. 고속열차 운행횟수 감소에 따른 출퇴근길 불편을 고려해 고속버스, 시외버스, 지하철 등 대체교통수단 증편을 추진하고 철도공사 직원 및 군 기관사 등 대체인력을 투입해 열차운행 취소를 최대한 줄여나갈 방침이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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