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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발 받아야 팔린다" 밥상 대신 홈카페 공략하는 식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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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용 반상기 세트 외면에...국내 식기업체, 실적 하락
아이돌 그룹과 손잡고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세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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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회사 이도가 선보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프리베./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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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에 집중하던 국내 식기업체들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의 발달로 튼튼하고 오래 쓰는 식기보다 사진발을 잘 받는 예쁜 식기가 더 호응을 얻으면서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1~9월) 식기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1.2% 신장했다. 2016년 4.3% 성장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롯데백화점도 올해 같은 기간 식기 부문 매출이 4.5% 신장했다.

식기 소비가 증가한 이유는 소비 트렌드가 변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4~6인용 세트를 쓰는 게 대세였지만, 이제는 취향에 따라 식기를 고르고 조합한다. 특히 음식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인증 문화가 번지면서 집에서 쓰는 식기도 레스토랑이나 카페처럼 예쁘게 꾸미고 즐기는 추세다.

하지만 식기 시장이 커지는 데 반해 국내 식기업체들은 실적은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해외 브랜드와 생활용품 브랜드로 소비자들이 이탈하면서 입지가 줄어든 것이다. 한국도자기는 매출이 2011년 489억원에서 지난해 270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행남자기의 매출도 2016년 280억원에서 지난해 87억원으로 급감했다. 행남자기는 식기 사업을 축소하고 영화 사업에 주력하기로 하면서, 올해부터 사명을 스튜디오썸버로 교체했다.

식기업체 한 관계자는 "1인 가구의 증가와 가족의 해체 등으로 인해 고가의 반상기 세트 상품이 주력인 국내 업체들이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며 "고가 시장은 외국산 프리미엄 브랜드에, 저가 시장은 단품 위주로 저렴하게 식기를 만들어 파는 생활용품 브랜드에 자리를 내어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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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그릇 사자” 지난 9일 광주요와 방탄소년단 협업 그릇을 사기 위해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광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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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기업체들은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도자 브랜드 광주요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과 손을 잡고 BTS 홍매화 시리즈를 출시했다. 방탄소년단의 앨범 'MAP OF THE SOUL : PERSONA'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한 색상과 문양을 적용했다. "음악으로 문화를 전파하는 방탄소년단과 함께 우리 도자기를 알리고자 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 출시일인 지난 9일에는 매장에 500여 명의 고객이 몰려 화제를 모았다.

이도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프리베를 론칭하고, 인테리어·리빙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20~40대 소비자를 공략해 화려한 색상과 문양을 적용한 인테리어 소품과 패션, 뷰티, 아트토이 등을 내놨다. 이를 통해 65억원 수준인 연 매출을 두 배 이상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윤신 이도 회장은 "30년간 도자기를 만들어 오며, 식기를 넘어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리빙 브랜드를 내게 됐다. 프리미엄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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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덴세의 유리 그릇 ‘이첸도르프’./오덴세



도자기 일색이었던 제품도 유리, 유기 등으로 다양해지는 중이다. 그간 국내에선 깨지기 쉬운 유리 대신 강도가 높은 도자기 그릇이 선호됐지만, 최근 들어 유리 그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한국도자기는 유리 그릇 ‘엘글라스’를, CJ오쇼핑의 자체 식기 브랜드 오덴세는 ‘이첸도르프’를 내놨다.

식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식기업계는 중소 업체들이 명맥을 이어가는 상황"이라며 "집 꾸미기와 홈 카페 트렌드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는 중이다. 식기 디자인도 기존의 흰색에서 벗어나 파스텔과 무채색 등 사진이 잘 받는 유색 그릇을 내놓는 추세"라고 했다.

김은영 기자(key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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