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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정부 초강수에 한발 물러선 이재웅…타다 갈등 불씨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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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불확실성 높아진 '타다', 판흔들기 시도

카풀 사례서 반면교사…서비스 고사 위기 높아져

'타다 판흔들기'·'정부 과잉 대응' 모두 비판 여론

향후 전망도 불확실…면허 확보 가능성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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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쏘카 대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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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모빌리티 개편안을 둘러싸고 국토교통부와 타다 갈등이 폭발했다. 타다가 7일 1주년 미디어데이에서 정부 개편안 논의와 온도 차가 나는 서비스 1만 대 확장 계획을 발표하자, 국토부가 타다의 유상운송 근거조항을 바꾸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타다가 하루 만에 해명자료를 내며 갈등 진화에 나서며 사태는 일단락되는 모양새지만, 업계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모빌리티 개편의 핵심 사안인 시행령 개정 논의가 향후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양측의 갈등은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정부와 모빌리티 업계, 타다에 불쾌감

타다의 발표 이후 정부와 모빌리티 업계에선 불만이 쏟아졌다. 지난 4일 ‘서비스 지역 수도권 확대’ 계획을 발표한 타다가 3일 만에 ‘전국 확대’를 선언한 것을 두고 ‘제대로 된 사업 검토가 있었을까’하는 비판이 나왔다.

타다 운행 근거인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의 개정 추진 계획을 공개한 국토부는 타다 행보에 대한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국토부 관계자는 “타다가 밝힌 ‘1만 대’가 과연 (사업 계획상)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발표로 불필요한 오해가 있을 수 있다. 모빌리티 개편안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타다처럼 플랫폼 운송면허를 받아야 하는 다른 모빌리티 업체들이 굉장히 불안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재욱 VCNC 대표가 ‘정부 정책에 따른 국가 배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선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까지 내놨다.

한 모빌리티 업체 관계자는 이번 발표를 ‘타다의 지연작전’이라고 평했다. 이 관계자는 “개편안 개정을 지연시켜 그 사이에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라며 “시장에서의 인기를 발판 삼아 이를 통해 정부를 압박하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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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개인택시조합이 8일 서울 성수동 쏘카 본사 앞에서 ‘타다의 서비스 전국 확대’를 성토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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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도 국가 겁박 목소리 높여

택시업계도 다시 ‘타다 반대’ 투쟁에 나섰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8일 서울 성수동 쏘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웅이 지금 반성은커녕 택시 종사자를 농락하고, 타다가 망하면 정부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다는 초유의 국가 겁박을 자행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향해 “타다를 불법으로 깨끗이 정리해줄 것으로 믿고 기다리고 있다”며 “타다를 끝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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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NC의 주력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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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과잉 대응 비판 목소리도

동시에 국토부의 과잉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일개 스타트업의 사업 계획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정부가 나서 불법화를 겁박하는 게 정상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도 “김 장관이 재임 기간 중 택시 개편안 입법을 완료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면서도 “타다의 행위도 도를 넘었다고 보지만, 국토부가 불법화 추진을 언급한 건 너무 나갔다”고 지적했다.

타다, 희망면허수 받기 어렵다…총선도 변수

파문이 거세지자 타다는 다음 날(8일) 박재욱 VCNC 대표 명의의 공식 자료를 내고 “1만 대 확대 계획엔 (타다 베이직 외에도) 타다 프리미엄, 타다 어시스트, 가맹 택시 등이 포함돼 있다”고 해명하며, “바뀌게 될 법과 제도를 준수하며 사업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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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욱 VCNC 대표(사진=VC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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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타다의 수습으로 갈등은 수면 아래로 내려간 듯 보이지만, 모빌리티 개편안에 대한 법 통과 이후 시행령·시행규칙을 만드는 단계에서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논의되는 면허총량제를 기반으로 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되면 주력인 ‘타다 베이직’ 서비스 유지가 불투명해진다. 국토부가 면허 총량을 늘리지 않은 범위 내에서 택시 감차 수 등을 고려해 플랫폼 운송 면허를 부여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택시 감차가 전국적으로 수십~수백 대 수준임을 고려하면 ‘타다 베이직’이 운행 중인 1400대에 대한 면허 확보조차 쉽지 않다. 더욱이 플랫폼 운송 면허는 다른 모빌리티 스타트업들도 희망하는 만큼, 국토부로서는 타다에만 면허를 몰아주기 힘든 구조다.

타다 베이직의 면허 확보는 타다로선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 IT업계 관계자는 “타다로선 과거 카풀 서비스 개편 논의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 같다”며 “정부 정책에 따라 사업이 좌초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일방적으로 당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타다 요구가 수용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지배적이다. 일단 정부가 ‘면허총량제’라는 방향을 정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예외규정을 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택시업계 관계자는 “타다에게만 면허 특혜가 주어진다면, 택시는 물론 모빌리티 업계에서조차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 국회의원 총선거가 열리는 것도 타다에겐 불리한 상황이다. 전국의 택시기사 수는 약 27만 명으로, 택시단체는 주요 이익단체 중 목소리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정부나 정치권 모두 이들과 대립하는 정책을 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용어설명 ‘면허총량제’란?

현재의 택시면허 총량을 확대하지 않는 국토교통부 정책. 모빌리티 개편안 역시 면허총량제가 적용돼, 국토부가 새롭게 도입하기로 한 모빌리티 운송면허 역시 택시 감차수 이내의 숫자로 발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