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인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범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집회에 시민들이 참여해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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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와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이들이 9일에도 서울 광화문 일대에 모였다. 이날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 2차 투쟁대회' 집회를 주도한 건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다. 지난 3일에 이어 이날도 '역대급' 인파가 세종대로 일대에 몰렸다. 광화문 광장부터 동화면세점 앞, 시청 앞까지 약 1㎞ 구간(폭 100m)이 집회 참가자로 가득 채워졌다.
시민들은 ‘문재인 하야’ ‘조국 감옥’ ‘조국 구속’ 등의 팻말을 들고 오전부터 광장을 찾았다. 인파는 낮 12시 이후 본격적으로 몰렸다. 현장에서는 “문재인은 퇴진하라. 조국을 구속하라”는 구호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 주최 측은 “오후 1시 기준 100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범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집회에 참가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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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의원 몇몇이 개인 자격으로 현장을 찾았다. 나 원내대표가 낮 12시30분쯤, 황 대표가 12시50분쯤 광장을 찾았다. 나 원내대표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민의 한 사람으로 이 자리에 왔다. 이 분노의 마음이 대한민국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도 현장을 떠나며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분노를 가볍게 생각하면 망국의 길로 가게 될 것”이라며 정부를 향해 경고 메시지를 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 가운데는 지난 3일 집회를 두고 “군중 동원, 폭력으로 얼룩진 집회였다”고 평가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분노를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제주도에서 온 김재선(55)씨는 “3일 집회에 못나와 가슴이 아파 아침 비행기를 타고 왔다. 나같은 사람은 제주도에 사는데 누가 나에게 동원령을 내리나”라고 했다. 남편·자녀와 함께 집회에 참가한 윤은희(45)씨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충북 단양에서 가족들과 함께 왔다. 우리가 동원이 되고 싶어도 될 수가 없다”며 분개했다. 이재오 투쟁본부 총괄본부장도 “폭력 집회”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질서있는 비폭력 평화집회를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범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 집회'에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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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새벽 조국 장관 동생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서도 시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주부 채모(43)씨는 “조국 장관의 동생이 구속영장이 기각됐다고 해서 사법부에 항의하기 위해서 나왔다. 어떻게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범죄자를 구속하지 않을 수가 있냐”고 했다.
지난 3일처럼 “태어나서 처음 집회에 나왔다”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처음 집회에 와봤다는 회사원 박모(53)씨는 “3일 집회에 함께하려 했는데 사정이 있어 참석을 못 했다. 오늘은 아침 일찍 나섰다”고 했다.
집회에는 서울대 학생들을 비롯해 2030 세대도 집회 현장을 찾았다. ‘서울대 집회 추진위원회’'는 청계광장에서 서울대 ‘인턴활동 예정증명서’를 발급하는 행사도 했다. 조 장관의 아들이 서울대에서 전례 없는 ‘예정’ 증명서를 받은 것에 대한 풍자다.
고려대 출신이라고 소개한 의사 박모(31)씨. ‘조국 구속’이란 팻말을 자체 제작했는데, 도중 재료가 떨어져 립스틱으로 마무리했다고 한다. 이우림 기자 |
자신을 고려대 출신 의사라고 소개한 박모(31)씨는 ‘조국 구속’이라는 커다란 팻말을 자체 제작해와 눈길을 끌었다. 팻말을 만들던 중 재료가 떨어져 립스틱으로 제작을 마무리했다는 그는 “고려대 출신으로서 부정입학에 대해 학교가 나서 퇴학을 시켜야 하는데 정권 눈치를 보며 안 하는 게 화가 난다”며 “일부 언론이 광화문 집회를 보수집회로 폄훼하는 것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이동식 화장실. 이우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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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광화문 광장에는 3일 집회와 달리 광화문 광장 일대에 이동식 화장실 30개가 설치됐다. 서울시는 서초동 집회엔 화장실을 설치하고 광화문광장엔 설치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영익·이우림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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