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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탐색전’으로 끝난 방위비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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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1차 회의 끝나… 일정 등 논의 / 韓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 강조 / 美, 총 분담금 기대치 제시 가능성

세계일보

내년부터 적용되는 방위비 분담금을 정하기 위한 한·미의 이틀에 걸친 탐색전이 일단 끝났다.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미국과 ‘공평한 분담’ 논리로 맞서는 한국이 첫 만남부터 팽팽한 기싸움이 벌였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외교부는 25일 오후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개최 결과’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 양측은 그간의 방위비 협상은 한·미동맹 강화와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하에 이뤄져 왔다고 평가했다”면서 “역동적이고 새로운 협상 환경 속에서 동맹으로서의 상호존중 및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을 위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양측은 이틀간 방위비 분담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교환하고 이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고만 언급했다.

양측은 회의 첫날인 24일 오전 10시부터 약 6시간 동안 오찬으로 도시락을 먹으며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도 약 4∼5시간에 걸쳐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첫 회의인 만큼 이번에는 항목별 분담금 등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보다는 방위비에 대한 각국의 입장과 동맹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등을 소개하는 ‘웜업’(warm up) 차원의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일보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으로 제11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상 한국 측 장원삼 대표가 걸어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다만 미국이 분담금 기대치를 제시했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동맹국에 방위비 인상 압박을 이어왔다. 한국에 대해서는 주한미군 운용 비용이 연간 50억달러(약 6조원)에 이른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세계 각지에 주둔하는 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산정 기준인 ‘글로벌 리뷰’를 새로 마련했다. 이런 이유로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미국의 제시액은 올해 분담금(1조389억원)을 훨씬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은 안보공공재에 대한 비용을 동맹국으로부터 받아내겠다는 게 명확한 입장”이라며 “글로벌 리뷰 이후 한국이 첫 협상 대상이며, 이후 일본과 독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우디아라비아 등과의 협상이 이어지기 때문에 첫 협상에서 물러서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측은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분담’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이 단호한 만큼 앞으로 정부가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관심이 쏠린다. 양국은 연내 협상을 마무리짓는다는 입장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2차 회의는 내달 중 미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10차 SMA의 경우 협상 타결까지 모두 10차례 회의가 열렸다. 직전 협상이었던 2014년 9차 SMA 회의도 10차례 열렸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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