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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자율주행판 '안드로이드'에 2.4조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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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앱티브 '맞손'..40억불 규모 공동전선 현대차·기아차·모비스 3사 JV에 20억弗 투자 2022년까지 자율주행 플랫폼 상용화 목표 [비즈니스워치] 윤도진 기자 spoon504@bizwatch.co.kr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분야 세계 최상위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APTIV)'사와 미국에 합작법인(조인트벤처, JV)을 설립한다. 스마트폰으로 치면 '안드로이드'와 같은 자율주행 운영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현금 1조9000억원을 포함한 총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투자를 결정했다.

수 년 사이 완성차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기술 선점을 위한 '합종연횡' 속도가 빨라졌다. 하지만 유수 완성차 업체와 유력 자율주행 기업이 따로 합작사까지 세우는 모델은 이례적이다.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위해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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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티브가 운영하는 자율주행차/사진=앱티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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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3사 2.4조 '승부수'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23일 현금 16억달러(약 1조9100억원)와 자동차 엔지니어링 서비스, 연구개발 역량, 지적재산권 공유 등 4억달러(약 4800억원) 가치를 포함, 총 20억달러(약 2조3900억원)를 출자해 앱티브와 JV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금과 유무형 자산을 포함한 출자 규모는 각각 현대차 1조2387억원, 기아차 6670억원, 현대모비스 4764억원이다. 앱티브는 현금 출자 없이 자율주행 기술과 지적재산권, 700여명에 달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을 JV에 출자키로 했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차그룹 3사와 앱티브는 총 40억달러 가치의 합작법인 지분 50%를 똑같이 나눠갖는다. 합작법인은 이사회 동수 구성 등 양측 공동경영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현대차는 26%, 기아차는 14%, 모비스는 10%의 지분을 갖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JV는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양산 기반과 앱티브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며 "양측은 JV를 통해 서로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기적이면서도 밀접한 협업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사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JV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한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번 협력은 인류의 삶과 경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자율주행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함께 전진해나가는 중대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케빈 클락(Kevin Clark) 앱티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ADAS(첨단운전보조기술)를 비롯한 차량 커넥티비티 솔루션, 스마트카 아키텍처 분야에서 앱티브의 시장 선도 역량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플랫폼의 상용화를 앞당기기에 최적의 파트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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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앱티브 자율주행 합작법인 개요/자료=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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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파이서 변신한 앱티브 '자율주행 최선두'

현대차그룹이 손잡은 앱티브는 차량용 전장부품 및 자율주행 전문 기업이다. 미국의 자동차부품기업 옛 델파이가 2017년 파워트레인 및 애프터서비스 부문을 떼내 분할(델파이 테크놀로지)한 뒤 재탄생한 회사다. 현재는 자율주행 기술에 집중하면서 인지시스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컴퓨팅 플랫폼, 데이터 및 배전 등 업계 최고의 모빌리티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본사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자율주행사업부는 미국 보스턴에 있다.

앱티브는 2015년과 2017년 자율주행 유망 스타트업으로 꼽히던 '오토마티카(ottomatika)'와 '누토노미(nuTonomy)'를 인수하면서 자율주행 개발 역량을 단번에 끌어 올렸다. 미국 보스턴에 있는 자율주행사업부를 중심으로 피츠버그, 산타모니카,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와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자율주행 전문 기업들이 주로 무난한 교통환경에서 기술을 구현하는 반면, 앱티브는 복잡한 교통 및 열악한 기후와 지형 등 난도 높은 상황에서의 대처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8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기간 중 다양한 업체들이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가운데, 비가 오는 날에도 유일하게 서비스를 운행한 업체는 앱티브밖에 없었다는 것은 업계에 유명한 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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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CES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탑승을 시연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사진=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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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레벨 4·5 자율주행차 조기출시"

자율주행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완성차 업계에는 양사의 협업에 대해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설계 및 제조, 첨단주행보조기술(ADAS)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앱티브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설 합작법인은 스마트폰 운영체계(OS)인 '안드로이드'처럼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공급을 목표로 정했다. JV를 통해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와 적극적으로 연대 가능한 협업 시스템을 마련, 개방형 협력 구조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신설 합작법인은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와 로보택시 사업자 등에 공급할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또 JV 설립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운전자의 개입 없이 운행되는 레벨 4·5(미국자동차공학회 SAE 기준)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조기에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JV 본사는 미국 보스턴에 위치하게 되고, 추후 설립 인허가, 관계당국 승인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중 최종 설립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존 앱티브의 자율주행 연구거점 외에 추가로 국내에도 자율주행 연구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세계적인 자율주행 기술력이 국내에 확산되는 효과도 불러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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