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미주반 일정 미뤄 부임 후 국감 받을 것”
이례적 동의 지연에 “美, 동맹국 홀대” 지적
의원직 승계 예정 정은혜 국감 준비도 차질
이수혁 주미대사 내정자 |
지난달 9일 주미대사에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이수혁(비례대표) 의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아그레망(부임 동의)이 46일이 흐른 23일 현재까지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국정감사(10월 2~21일)의 피감기관장(주미대사)이 돼야 할 이 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 미주반 국정감사 반장을 맡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아그레망은 통상 길어야 6주(42일)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정부가 동맹국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초대 주미대사인 조윤제 현 대사는 내정 43일 만에 아그레망을 받았다.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계획서에 따르면 외통위 민주당 간사인 이 의원은 다음달 3~15일로 예정된 주미대사관과 주유엔대표부 등을 대상으로 한 미주반 국감 반장을 맡았다.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하는 외통위 국감에서 국감 반장은 업무현황과 전년도 국정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조치결과 보고, 정책질의 및 부서별 감사를 진행하며 결과보고서 내용을 협의하는 위원장 역할을 맡는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국감계획서는 현재 기준으로 해야 되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한 것”이라며 “아그레망이 언제 날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 의원은 미주반 국감 일정을 10월 중순 이후로 미뤄 자신이 주미대사에 부임한 후 직접 국감을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 의원의 아그레망 지연으로 인해 이 의원의 의원직을 승계할 후순위 비례대표 후보자가 국감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민주당은 국감 시작 직전인 다음달 1일까지는 의원직 승계절차를 마친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이 사퇴할 경우 이인영 원내대표를 외통위로 이동시키고 의원직을 승계할 예정인 정은혜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새로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 부대변인 입장에선 언제 의원직을 승계할지 기약 없는 상황에서 보좌진의 도움도 없이 혼자 국감을 준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치권 관계자는 “만에 하나 아그레망이 떨어지지 않으면 주미대사를 못 한다는 점에서 이 의원 입장에서는 의원직부터 사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혹시 이 의원이 몇 달 전 한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 아그레망 지연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부담없이 즐기는 서울신문 ‘최신만화’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