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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임무영 검사 “검찰개혁 필요하나 조국 장관은 적임자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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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사전각본’ 없었다… 비공개한 것은 진솔한 대화 위해"

세계일보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후 경기 의정부지방검찰청에 열린 '검사와의 대화'를 마치고 구본선(왼쪽) 의정부지검장과 인사를 나눈 뒤 청을 빠져 나오고 있다. 앞서 조 장관은 이달 중 검찰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는 첫 자리를 마련할 것을 지난 16일 지시, 이날 의정부지검 방문을 시작으로 향후 다른 일선 검찰청에도 방문해 직접 검찰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의정부지검을 방문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른바 ‘검사와의 대화’ 자리를 가진 데 대해 현직 검사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면서 검찰개혁이 필요하나 조 장관은 그 적임자가 아니다고 비판해 파장이 예상된다.

임무영(56·사법연수원 17기) 서울고검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서 “일시, 장소, 참석자, 내용이 모두 공개되지 않고 사전각본도 있는데 도대체 그런 걸 뭐하러 하는지, 추구하는 바가 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신임 장관이나 총장이 전국 청을 두루 돌면서 검찰 구성원들과 대화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왜 그걸 하필 ‘지금’ 하느냐는 의문”이라며 이렇게 적었다.

그는 2003년 TV로 생중계된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를 언급하면서 “생방송으로 이뤄졌던 그 토론회의 경기장만큼은 공정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날 조 장관의 검찰청 방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임 검사는 “이미 전임자들이 수도 없이 해왔던 행사를 다운그레이드해 열면서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고 갑자기 실질적인 변화가 생기느냐”며 “전국 검사들에게 의무적으로 한 가지씩 법무행정 또는 검찰개혁에 대한 질문이나 건의사항을 써내게 하고 그걸 모아 질의응답집을 온라인에 게시하는 게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보준칙의 전례에서 보듯이 (조) 장관의 정책들은 자신을 겨냥한 칼날을 무디게 만들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라는 일반적 의심까지 더해 보면 오늘의 저 퍼포먼스가 무엇을 추구하고자 하는지 심히 의구스럽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검찰개혁은 필요하고, 아마도 어딘가에 적임자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조국 장관은 그 적임자는 아니다”라며 “지금 신임 장관이 검찰개혁을 부르짖는 것은, 마치 유승준이 국민들을 상대로 군대 가라고 독려하는 모습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대변인실은 “질의응답은 사전 준비된 바 없고 ‘사전각본’도 없었다. ‘일과시간에 꼭두각시처럼 준비된 말을 읊게 만든 다음 일장 훈시나 하는 식’의 행사도 아니었다”며 “언론에 비공개한 것은 진솔하고 자유로운 대화와 건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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