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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사실상 ‘피의자’ 조국, ‘검사와의 대화’··· 노무현과 다른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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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와 자녀 입시비리, 웅동학원 등 각종 의혹으로 사실상 수사 선상에 오른 조국 법무부 장관이 ‘검사와의 대화’에 나선다. 검찰이 조 장관을 향해 칼을 겨눴고, 이미 아내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는 불구속기소된 상황에서 법무·검찰의 인사권 등 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조 장관이 일선 검사와 직원들을 직접 만나는 것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세계일보

19일 오전 신임 인사차 국회를 찾은 조국 법무부 장관이 민주평화당 대표실로 있다. 뉴시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장관은 20일 의정부지검을 직접 방문해 검사·직원들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검찰 인사와 조직문화 등 ‘검찰 개혁’에 대한 일선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게 조 장관 구상이다. 다만 행사는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는 게 법무부 방침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 일선 검찰청 몇 곳을 방문할지 등 계획이 서진 않았다”면서 “국정감사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곳을 방문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조 장관의 행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만나서 할 이야기라는 게 결국은 ‘검찰 개혁’이라는 것일 텐데, 지금 조 장관이 그런 말을 할 처지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도 “지금 자기(조 장관)가 그 자리에서 내려와도 시원찮을 판에 지금 무슨 일을 벌이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조 장관이 추진하는 ‘검사와의 대화’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점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온다. 사실상 수사 선상에 오른 법무장관이 비공개로 일선 검사들을 만나 어떤 말을 할지 의구심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법무부는 “검사·직원들과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달리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2003년 3월 검사 10명을 정부서울청사로 불러 열었던 ‘검사와의 대화’는 전국에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고 발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그 자리에 참석했던 검사들이 고졸인 노 전 대통령의 학력을 들추는 등 국가원수를 상대로 행사의 성격과 맞지 않게 무례한 발언을 이어가 ‘검사스럽다’, ‘검새스럽다’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아울러 “권력 기관으로서 검찰의 오만함을 여과 없이 드러낸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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