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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 철수 등 빼고 공수표 된 합의들… 남북관계 다시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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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평양 공동선언 1년/ 경협 등 6개 분야 합의 불구/ 이산가족 등 논의조차 없어/ 개성 사무소도 제역할 못해/ 북·미 대화 물꼬 트이자 반색/ 남북 관계 개선 기대감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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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던 ‘9·19 평양 공동선언’이 19일로 1년을 맞지만 현재의 남북 관계는 언제 그랬냐는 듯 냉랭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남한의 중재 역할을 통해 미국 및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를 꾀했던 북한은 올해 2월 ‘하노이 노딜’ 사태 이후 태도를 바꿨고, 남북이 약속한 평양 공동선언의 여러 합의사항도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 최근 막혔던 북·미 대화가 다시 숨통을 틔울 조짐이 보이고, 문재인 대통령도 ‘촉진자 역할’의 의지를 밝히면서 멈춰섰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재가동될지 주목된다.

◆평양선언 공수표된 합의들

17일 통일부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19일 평양선언을 통해 군사 분야, 남북경협, 이산가족, 남북교류, 비핵화, 김 위원장 답방 문제 등 크게 6가지 분야별 문제에 대해 합의했다. 그러나 감시초소(GP) 11곳 폐쇄를 비롯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 군사 분야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문제에서는 진척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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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원했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는 제대로 된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복구와 화상 상봉 등은 이를 논의할 적십자회담조차 열리지 못하면서 진전이 없었다. 철도·도로 연결이나 산림협력 등은 일부 분과회담이 열렸지만 지난해 12월14일 체육분과회담을 마지막으로 9개월째 단절된 상태다. 비교적 성사 가능성이 컸던 3·1운동 100주년 공동기념식 등도 모두 불발됐다.

비핵화와 관련해선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와 북·미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논의 등이 이뤄지며 성과를 내는 듯했지만,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현재까지 답보 상태다. 남북이 논의한 비핵화 방안 등이 북·미 회담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북측이 남한에 대해 실망감이 컸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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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미 협상과 관련해 남북 간 의견교환을 묻는 말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연락 창구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긴밀한 협의는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풀리는 북·미, 남북 관계 개선되나

우리 정부는 북·미 대화 재개 분위기가 형성되며, 막혔던 남북관계도 풀릴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최근 북한에 대한 안전 보장 제공 메시지를 내놓는가 하면 ‘슈퍼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는 등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다. 북한 역시 지난 9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미국과 이달 하순에 실무 협상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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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북·미 대화를 지지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모든 역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와 한·미 정상회담을 기회로 다시 한번 한반도 평화를 위한 ‘촉진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제는 경색국면에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는 시기”라며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북·미가 실질적인 협상을 이루고 한반도 비핵화를 완성하는 과정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미 대화 재개에도 남북 관계 개선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 제의 과정에서도 남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등 ‘통미봉남’(通美封南)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현재 ‘선미후남’(先美後南)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대화가 잘 풀린다는 것이 우선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미국과의 대화가 잘 이뤄지고 합의가 제재 완화와 맞물려 돌아간 후에야 남북 관계 회복을 전망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우·조병욱·김달중 기자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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