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건강] 낚시꾼 당신, 담도암을 항상 기억하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무더위가 지나가고 낚시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 찾아왔다.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바다가 아닌, 근교 민물낚시터로 발길을 돌린다. 유유자적, 여유를 즐기며 낚은 민물고기는 성취감과 함께 그 날의 저녁메뉴가 된다. 조리기구조차 완벽히 구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물고기를 '날것'으로 섭취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남길 수 있다.

민물고기를 먹을 때 왜 주의해야 할까?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담도암 1급 원인으로 지목한, 장내 기생충인 '간흡충' 때문이다.

동석호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디스토마로 잘 알려주는 간흡충은 장내 기생충의 일종으로 민물고기를 날로 먹거나 오염된 주방기구 등을 통해 쉽게 감염된다"며 "간흡충은 담관 안에 기생하면서 복부 통증, 담낭염, 담관염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WHO에서는 담도암의 1급 원인으로 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담도암은 5년 생존율이 20%에도 못 미치는 최악의 암이다.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암이 바로 담도암이다.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 뚜렷한 예방수칙이나 권고되는 검진 기준 또한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와 임상 결과에 따르면, '담석'과 '선천성 기형', '궤양성 대장염' 그리고 '민물고기를 통한 간디스토마(간흡충) 감염'을 꼽을 수 있다. 간흡충증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 집중되어 있으며, 간흡충 발생 지역과 담도암 발생률 간에는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 간흡충 감염을 예방하려면 민물고기 섭취시 꼭 익혀 먹어야 하며, 이유없는 소화 불량 및 황달 등이 보일 때는 반드시 전문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담도는 선뜻 어디에 붙어 있는 기관인지 떠올리기 어렵다. 익숙하지 않기도 하지만 실제로 몸속 깊숙이 자리해 내시경 검사도 만만치 않아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특별한 증상이 없다. 우리가 흔히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넘길 수 있는 복부팽만감, 소화불량, 체중 감소가 대표적인 담도암 증상이다. 담도암은 조기 진단이 어렵고, 환자의 약 80%는 진단 당시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유일한 완치 방법인 수술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해당 장기 주변에 중요한 혈관이 많고, 복강이나 간(肝)과의 근접성으로 인해 주변 장기로 암의 파급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동석호 교수는 "진단은 곧 사망선고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질환 중 하나"라며 "가능한 일상생활에서 위험요인을 피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담도암을 치료하는 최선의 방법은 '수술'이다. 특히 간외 담관암 수술은 암 위치 및 범위에 따라 췌장과 십이지장, 담관, 담낭을 광범위하게 절제하고 이를 다시 소장과 연결해야 하는 등 과정이 복잡하고 정교한 접합기술이 필요한 수술이다. 간내 담관암은 간의 상당 부분을 절제하고 나머지 간의 담도를 소장과 연결해주는 복잡한 수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수술의 안정성 확보와 합병증 최소화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기도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