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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아베 내각 19명 중 17명 교체… 우익 강경파 전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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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상엔 우익 스가와라

외무상엔 9선의 베테랑 모테기 "한국에 국제법 위반 시정요구할것"

고이즈미 前총리의 차남 신지로, 38세로 역대 남성 최연소 장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1일 19명의 각료 중 17명을 교체하면서 우익 성향의 강경파 인사와 측근들을 대거 입각시켰다. 이번 개각으로 아베 정권의 우익 성향이 더욱 짙어지면서 한국은 물론 주변국과 충돌이 더 잦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2차 집권 이후 최대 규모인 이번 개각에서도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유임시켰다.

신임 외무상에는 9선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상이 임명됐다. 2007년 일·북 국교 정상화를 위한 의원 모임에 참여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테기 외무상은 이날 첫 기자회견에서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 이후) 한국의 국제법 위반 상태가 1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유감으로 시정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담당하는 경제산업상에는 스가와라 잇슈(菅原一秀) 자민당 국회대책 수석부위원장이 기용됐다. 일본의 우익단체인 '일본 회의' 소속으로 일본군의 위안부 관여를 인정한 고노 담화를 부정하는 입장이다. 도쿄의 소식통은 "아베 총리가 외무상과 경산상을 동시에 교체한 배경에는 일·한 관계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는 뜻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한국에 대해 강경 발언으로 논란을 빚어온 인사들을 대거 기용했다. 2016년에 이어 총무상에 다시 발탁된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은 일제의 전쟁과 식민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문부과학상에는 아베 총리의 '측근 중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임명됐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차남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후보 1위로 꼽히는 4선의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의원은 환경상에 발탁됐다. 올해 38세로 남성 중에서는 전후 최연소 입각자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처리'라는 난제를 맡게 돼 시험대에 올랐다고도 할 수 있다. 고노 전 외무상은 방위상으로, 세코 전 경제산업상은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베 총리는 이날 개각 관련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는 국제법에 토대를 둔 한국의 적절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 방침은 새 체제에서도 전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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