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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반덤핑분쟁 판정 놓고 韓·日 서로 "우리가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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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쟁점별로 타당성 따지는데 13개 중 10개 한국 손 들어줘

日은 "관세 조정될 가능성 있어 우리가 실질적으로 승리" 주장

"WTO, 한국 승소 판정."(한국 산업통상자원부)

"WTO, 한국에 관세 시정 권고."(일본 경제산업성)

11일 WTO(세계무역기구) 판정에 대해 한국과 일본이 서로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WTO 상소기구는 지난 2015년 한국 정부가 "일본산 수입 공기압 밸브가 가격을 지나치게 낮춰 한국 기업에 피해를 준다"며 5년간 11~22%의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해 일본이 반발해 한국을 WTO에 제소한 사건의 판정을 이날 내렸다. 판정 요지는 "일본이 제기한 총 13개 쟁점 중 10개 쟁점은 한국 입장이 맞고, 3개는 일본이 맞는다"는 것이다.

이날 WTO 판정을 두고 양국이 다 승리라고 주장한 것은 WTO 판정의 특수성 때문이다. WTO 판정은 유죄와 무죄를 가리거나, 양국 중 어느 한 나라가 딱 잘라 '옳다'는 판결을 내리지 않는다. 쟁점별로 각국 주장을 세분화해 누구의 주장이 합당한지 살펴본다. 이날 판정도 한국은 "WTO가 총 13개 쟁점 중 10개에 대해 한국 입장을 지지했다"며 한국 승리로 해석했다. 일본은 "우리가 핵심 쟁점 1개에서 승소해 실질적 승리"라는 입장이다.

일본이 이겼다는 것은 '일본산 밸브가 덤핑으로 국산 밸브 가격을 하락시켰다는 한국 분석에 문제가 있다'는 일본 측 주장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WTO는 이 쟁점에 대해 1심에서 한국 편을 들었지만 이번엔 '한국 분석 방식이 부적절하다'며 일본 편을 들었다. 실제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져 관세가 조정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일본이 핵심 논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관세 인하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이 논리를 보강해 다시 WTO를 설득하면 관세를 조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WTO 분쟁은 쟁점별로 누구의 주장이 더 합당한지 판단하는 자리여서 '승패'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최근 무역 분쟁으로 격한 대립을 하고 있는 양국이 무리하게 자국의 승리라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한국의 일본산 밸브 수입 규모는 연간 약 500억원 정도로 양국 무역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임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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