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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조작해 대리점 수수료 '꿀꺽'…남양유업의 비밀 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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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판매량 ②판매 수수료 ③미수금 ④수수료율 조작 의혹


<앵커>

남양유업이 6년 전에 대국민 사과까지 하고도 이른바 '밀어내기 관행'을 계속해 대리점주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소식, 어제(10일) 보도해드렸는데, 이번엔 장부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대리점에 줘야 할 수수료를 빼돌려 왔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한지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0년 넘게 남양유업 대리점을 운영했던 장성환 씨, 한 달에 최대 3억 원대 매출로 지역 1위를 달리기도 했습니다.

[장성환/남양유업 前 대리점주 : 그때만 해도 남양우유 회사가 저한테는 신처럼 생각이 됐고, 젊은 나이에 제가 모든 것을 다 바쳐서 했어요.]

2013년 욕설 파문 때도 장 씨는 회사를 믿고 회사 편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남양유업이 일부 대리점에만 피해 보상을 해주는 것을 비판한 뒤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갑자기 미수금이 많다는 이유로 거래 중단 통보를 받은 겁니다.

[장성환/남양유업 前 대리점주 : 제거를 하는 거죠 저를. 내가 항의를 했으니까. 저를 이용할 만큼 이용했다 그거죠.]

결국 빚만 떠안고 대리점을 접게 된 장 씨, 장부를 정리하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본사가 장 씨에게 준 마감장입니다.

본사는 2012년 8월, 장 씨가 4곳의 대형 마트에 1억 6천600여만 원어치를 납품했다고 통보했습니다.

그런데 마트 측은 거래 내역서에서 1억 8천290만 원어치를 납품받은 것으로 적어놨습니다.

기록대로라면 장 씨의 대리점이 1천685만 원을 덜 받은 것인데, 장 씨는 본사가 빼돌렸다고 의심합니다.

2011년 7월부터 2년간 받은 판매 수수료 역시 본사의 세금계산서와 비교해 보니 3천여만 원이 모자랐습니다.

판매 수수료도 본사 기록보다 적게 받은 겁니다.

[장성환/남양유업 前 대리점주 : 난 남들보다 물건을 많이 파는데 왜 항상 돈이 부족하지? 마감 때 되면 돈이 항상 몇천만 원씩 부족한 거예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서 돈 못 벌었구나. 이건 회사가 아니다.]

장부 조작 의혹은 다른 대리점들에서도 제기됐습니다.

대리점주 박명호 씨가 2015년 1월 본사에서 받은 마감장입니다.

미수금이 700만 원 넘게 청구돼 있고 2월 초 남양유업은 이 미수금을 포함해 청구 금액을 모두 인출해갔습니다.

그런데 다음 달 마감장에도 70만 원 넘는 미수금이 기록돼 있습니다.

이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수금이 청구되는 일은 4달간 이어졌습니다.

[박명호/남양유업 대리점주 : 저희가 미수가 없는데 이게 뭡니까 했더니 남양 (영업) 직원이 '사장님 미수 없어요. 신경 쓰지 마세요'하고 본사에서 전산으로 하는 마감장이라 절대 틀릴 수가 없다고 안심시키고…]

SBS 취재팀이 구한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비밀 장부입니다.

22개월 동안 15개 대리점 관련 장부를 조작해 9천500여만 원을 빼 갔다는 정황이 남아 있습니다.

판매수수료율이 높은 제품은 적게 팔린 것으로, 수수료율이 낮은 제품은 많이 팔린 것으로 조작해 대리점에 줘야 하는 수수료를 줄였다고 털어놨습니다.

[남양유업 前 영업사원 : 저도 이거(장부) 보자마자 알잖아요. 지금. 왜 알겠어요. 제가? 입사하고 제일 처음에 배우는 것은 장부 조작 그대로예요. 첫 달에 다 배운다고 보시면 돼요.]

영업사원들은 이런 장부 조작이 일상적이었다고 말합니다.

[남양유업 현 영업사원 (음성대역) : 저도 (장부 조작) 했죠. 관행적이나 조정적으로나 이런 게 90% 이상 있었다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대리점이 이런 의혹을 밝혀낼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남양유업 前 대리점주 : 회사에다가 자료를 좀 요청을 하는 내용증명도 발송을 해봤는데 회사에서는 전혀 대꾸도 안 하고… 대리점주들에게 안 주는 거예요. 일부러. 저희는 그게 더 의심스러운 거예요.]

남양유업은 장부를 잘못 기재한 일이 있었던 것은 시인하면서도 일부 영업사원들의 개인적 잘못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대리점 판매량을 기록한 내부 자료는 공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원형희, VJ : 김형진)
한지연 기자(jy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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