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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북핵 난제인 ‘안전보장’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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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하노이 노딜’ 이후 강조…미에 요구할 조치 방침 선 듯

양측 충분한 사전조율 없어

협상에 대한 전망 밝지 않아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9일 담화를 통해 북·미 대화를 9월 하순쯤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힘에 따라 북·미 정상이 지난 6월30일 판문점에서 합의한 실무협상이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언제든 준비돼 있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이 이달 안에 대화를 재개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실무협상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끊어진 대화를 잇는 것이지만, 협상에서 다룰 내용은 하노이 회담의 연장선에 있지 않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제재 완화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은 채 안전보장을 누누이 강조해왔다. 따라서 실무협상이 재개되면 안전보장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안전보장은 북핵 문제의 본질과 맞닿아 있는 문제다.

더구나 북·미는 그동안 안전보장에 대한 논의를 심도 있게 진행한 적이 한번도 없다. 1994년 제네바 합의, 2005년 9·19 공동선언 등에 북한의 안전보장에 대한 내용이 원칙적으로 포함돼 있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된 바는 없다.

최 부상의 담화는 미국과 안전보장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다. 이는 미국에 안전보장을 위해 어떤 조치를 요구할 것인지 방침이 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정부 당국자는 “안전보장 문제는 가깝게는 한·미 군사훈련부터 멀게는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존재까지 폭넓게 펼쳐져 있는 사안”이라며 “북한이 어떤 요구를 들고나올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입장은 하노이 결렬 이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여전히 비핵화 최종 상태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비핵화 로드맵과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모든 핵활동 동결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북한은 연내에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이번에는 다른 셈법을 가지고 협상장에 나와야 한다’는 최 부상의 담화 내용으로 미뤄보면 북·미가 실무협상에 서로 어떤 카드를 들고나올 것인지 사전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북핵 문제의 최대 난제를 다뤄야 하는 실무협상이 충분한 사전조율 없이 열리는 상황이어서 협상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양측은 뉴욕채널 등을 통해 실무협상 장소와 시기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판문점을 선호하지만 미국은 동남아나 유럽 지역의 제3국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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