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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2020예산안]文 "재정이 역할" 요구에 4년 연속 적자 편성…“IMF 때보다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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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재정수지 2020~2023년 마이너스 전망

1997~1999년 마이너스 때보다 적자 장기화

2023년 빚 1000조 돌파, 확장적 재정 부작용

정부 “경제 어려워 과감한 재정 지출 불가피”

이데일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혁신적 포용국가 구현을 재정이 적극 뒷받침 하겠다”며 513조5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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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나랏곳간 상황을 보여주는 재정수지가 내년부터 감소세로 전환, 2023년까지 악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경기부양을 위한 지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IMF, 금융위기 때보다도 재정적자가 심각해지는 ‘슈퍼예산’ 부작용이 우려된다.

◇文대통령 “재정의 과감한 역할 필요”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했다. 중기 재정전망에 따르면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2020년부터 적자(-31조5000억원)로 전환된다. 이어 2021년 -41조3000억원, 2022년 -46조1000억원, 2023년 -49조6000억원으로 4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도 2020년 -1.6%, 2021년 -2%, 2022년 -2.1%, 2023년 -2.2%로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간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7~1999년때 3년 연속 적자보다 1년 더 길다.

관리재정수지도 올해 -37조6000억원에서 2023년 -90조2000억원으로 4년 만에 50조원 이상 적자가 불어난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은 올해 1.9% 적자를 기록한 뒤 2020년 -3.6%, 2021~2023년 각각 -3.9%를 기록할 전망이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것으로 실질적인 국가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다.

관리재정수지 비율이 -3%대 적자를 보인 때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3.6%)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관리재정수지 비율이 2010년에 -1.0%를 기록, 감소폭이 둔화했다. 이번처럼 관리재정수지 비율이 4년 연속으로 3%대 적자를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같은 재정수지 전망은 기존 계획보다 급격히 뒷걸음질 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발표한 ‘2018~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통합재정수지는 GDP 대비 -0.9% 수준, 관리재정수지는 -3% 이내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1년 만에 이렇게 지표가 악화한 것은 수입보다 지출을 대폭 늘리는 ‘확장적 재정’ 정책의 여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2019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저성장과 양극화, 일자리, 저출산·고령화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이 매우 시급하다”며 “재정의 과감한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내년 예산안의 총지출 규모를 올해보다 9.3%(43조9000억원) 증가한 513조5000억원으로 정했다. 2019~2023년에 연평균 재정수입은 3.9% 증가하지만, 연평균 재정지출은 6.5%로 늘리기로 했다. 총지출 규모는 2022년 575조3000억원, 2023년 604조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韓경제, 세수 호황 끝나고 나쁜 사이클 만나”

정부는 재정수입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적자국채 발행 규모를 올해 33조8000억원에서 내년에 60조2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결과 국가채무는 2019년 740조8000억원(GDP 대비 37.1%)에서 2023년 1061조3000억원(46.4%)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정부는 확장적 재정이 필요한 때라며 재정적자 우려에 선을 그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관리재정수지의 마이너스 폭이 커지더라도 적극적인 재정 역할을 가져가는 게 바람직하다”며 “선진국과 비교할 때 국가채무 비율은 전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늘어난 재정적자, 국가채무를 줄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정책연구실장은 “우리나라는 세수 호황이 끝나고 경제성장을 해도 국가수입이 낮아지는 나쁜 사이클에 와 있다”며 “예상보다 큰 재정수지 적자를 볼 것이고 세입 증대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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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출처=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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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출처=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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