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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Talk쏘는 정치] '횡령-학부모 성폭행 의혹' 정종선 영구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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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스포츠 지도자의 선수 폭행이나 성폭력 문제, 우리나라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감독이 선수가 아니라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바로 고교축구연맹 회장인 정종선 감독의 얘기입니다.

정 감독, 1994년 미국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데요. 고교축구연맹회장이 될 정도로 고교축구계에서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합니다. 강남의 한 고등학교 축구감독으로 재직 중에 횡령 의혹으로 조사받다가 학부모 성폭행 의혹까지 추가됐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어제(26일) 정 감독에게 영구제명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음성대역) : 정종선 회장은 변호인을 통해 제출한 소명서에서 관련 사실을 부인했지만 성희롱 성폭력 금지 관련 지침에 따라 피해를 주장하는 당사자와의 면담, 피해자 국선변호인 출석 진술 등을 바탕으로 정 회장에게 징계를 내리는데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우선 제명이 되면 축구와 관련된 모든 활동이 금지됩니다. 아직 정 감독이 기소되기 전이어서 제명이 다소 이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지만 축구협회 측은 "정종선 회장은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다.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신속한 처분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왜, 축구협회가 정 감독의 영향력과 2차 피해를 이야기한 것일까요? 정 감독에게 성폭 력을 당했다고 JTBC에 밝힌 학부모은들, 정 감독이 아들을 볼모로 거의 협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 학부모 A씨 (JTBC '뉴스룸'/지난 8일) : 전학 가면 애 매장시켜 버린다고 그러더라고요. 아무 데서도 못 받게 하고 프로도 못 가게 해버린다고. 자식이 볼모로 있으니까…]

[학부모 B씨 (JTBC '뉴스룸'/지난 8일) : 교주, 신이라고…저희가 애들 때문에 있는 거잖아요? 이게 함부로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솔직히 말하면. 어떤 일을 당했다고 해도…]

[A 학부모 (JTBC '뉴스룸'/지난 9일) : (아이가) 특기로 대학을 가니까 절대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어요. 그 권위에 도전한다는 건 상상도 못하고…누가 그 감독한테 토를 달아요.]

[B 학부모 (JTBC '뉴스룸'/지난 9일) : 아이가 볼모로 있잖아요. 거기에서만 지켜내면 대학교도 갈 수 있고 감독의 힘으로 프로도 갈 수 있고…]

결국 정 감독은 대기발령 조치됐습니다. 그런데 KBS보도에 따르면 정 감독, 경남 합천에서 고교축구연맹전이 열릴 때 학부모들과 여러차례 술자리를 가졌고, 또한 학교 시합이 열리면 경기장에 나와서 학생들을 지켜보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지인들이 와서 라면 먹고 간 것이다", "돈 한 푼 횡령한 사실도 없고 성추행이나 성폭행 사실도 없다"고 어제 경찰 소환조사에서 주장했습니다.

정 감독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 체육계가 엘리트 육성 위주로 돼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프로선수나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유소년 시절에 진로를 정해서 상급학교로 진학을 할 수 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스포츠 지도자의 입김은 막강합니다.

축구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이 모인 한 카페에는 이런 글이 눈에 띕니다. "축구선수들과 학부모님들을 이용하거나 소모품 또는 돈벌이의 일환으로 만들지 마시라고 말씀 드린다." "전훈장과 대회장 학부모회의 후 2차 자리가 왜 필요한가, 그것도 유흥업소에서" 이 글을 보면 아이들의 꿈을 빌미로 학부모를 이용하고 착취하는 일들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체육계뿐 아니라 교육계도 스포츠 지도자의 횡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봐야 하겠습니다.

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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