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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與인사 "조국을 먹잇감으로 넘기는 자는 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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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의혹 확산]

지성용 신부, 촛불 시위 대학생 향해 "정의를 나불거리지 마라"

안도현 시인 "조국 물어뜯으려고 덤비는 승냥이들 안쓰러워"

2030 "386 운동권의 이중성에 분노, 이꼴 보려고 촛불 들었나"

일부 '386' 운동권 등 친여(親與) 인사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황제 입시'와 '집안 사학 비리' 의혹을 비판하는 2030세대에게 "나불거리지 말라" "때려주고 싶다" "'반듯한 아버지' 밑에서 못 자라서 그렇다" 등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이들은 현 상황을 '보수 대 진보'의 진영 대결로 몰아 '편 가르기'에 나서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2016년 최순실 딸 정유라 이화여대 부정 입학 사태 때는 평등과 공정·정의 등 '보편 가치'를 강조하며 "촛불을 들자"고 했었다. 그런데 조 후보자 딸 문제가 나오자 약속이라도 한 듯 다른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30세대들은 "역사상 가장 운 좋은 세대로 꼽히는 386이 우리의 입시·취업·결혼·주택 마련 기회를 다 막아놓고, 이젠 상식과 보편 가치에 입각한 비판마저 '적폐'로 몬다"고 반박했다. 특히 "386세대 특유의 이중성, 진영 논리, 위선이 분노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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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입시 부정 의혹’ 규탄 - ‘공정사회를 위한 대학생 모임’ 회원들이 지난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가재, 개구리 가면 등을 착용한 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을 둘러싼 ‘입시 부정 의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 후보자가 과거 “중요한 것은 용이 되어 구름 위로 날아오르지 않아도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 말을 빗댄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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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용 신부는 지난 24일, 서울대·고려대 학생들의 조 후보자 비판 촛불 집회에 대해 "역사의식, 공동체에 대한 공감 능력이 전무한 이기적인 녀석들"이라며 "너희들이 정의·자유를 나불거릴 자격이 있을까?"라고 했다. "귀퉁배기를 때리고 싶다" "너희들은 박근혜 정부 적폐에 침묵"이란 표현도 썼다. 지 신부는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등과 함께 세월호, 박근혜 정권 반대 관련 각종 시국 선언에 참여했던 인사다. '반듯한 아버지'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변상욱 YTN 앵커는 정유라 파문 당시 "특혜 의혹이 정치권력과 연결돼 있어 충격"이라고 했었다. 변 앵커는 논란이 커지자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진영 논리에 갇혀 청년들의 박탈감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제 글로 마음을 다친 당사자와 관련된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했다.

'말'지 기자를 지낸 경희대 김민웅 교수는 2030세대를 직접 겨냥하진 않았지만 조 후보자 반대자들을 향해 "적폐들에게 조국을 먹잇감으로 넘기겠다는 자들은 그가 누구든지 이제 적(敵)"이라고 했다. 그는 2016년 11월 최순실 사태 당시에는 "사악한 질서를 확실하게 뒤집어엎어야 한다"며 "(탄핵을 위해) 젊은이들도 다 모여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안도현 시인은 이날 트위터에서 "조국을 물어뜯으려고 덤비는 승냥이들이 더 안쓰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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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정유라에 대해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알기에 거짓말이냐"고 했던 소설가 이외수씨는 조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박근혜 당시에 비하면 조족지혈도 못 되는 사건"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 딸이 SCI 논문 '제1 저자'가 된 것을 두고 "실습 보고서 성격의 '에세이'다. 뭐가 문제냐"고 했던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정유라에 대해선 "부모 영향력에 좌우되는 교육 불평등이 심하다"고 했었다. '세월호 변호사'로 국회에 입성한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도 부산대 의전원 재학 당시 낙제점을 받은 조 후보자 딸이 6학기 연속 총 1200만원 장학금을 받은 데 대해 "교수가 문제없다고 한다"며 비호했다. 하지만 정유라에 대해선 "리포트가 맞춤법도 안 맞는다. '신의 수저'냐"고 했었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2016년 "입시 비리는 내란죄"라고 했고, 유시민 작가는 "정유라는 범죄자이기 때문에 망명을 받아 줄 나라가 없다"고 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돈도 실력'이라는 말이 사람들 심금을 후벼 팠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은 조 후보자 딸 문제에 대해선 일제히 침묵하고 있다. 이 또한 '이중적 태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30세대들은 문재인 정부가 내걸었던 '공정' 가치가 조 후보자 논란으로 깨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원생 임모(27)씨는 "우리가 이런 꼴 보려고 2016년 그 추운 겨울 촛불을 들었는지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응시했다가 불합격했다는 A씨는 "꿈을 가지고 지원했는데 떨어졌다"며 "교수들이 '뭐 이런 뚱딴지같은 게 다 지원했나' 싶었겠다"고 했다. 서울대 대학원생들은 조 후보자 딸이 부산대 의전원 합격 수기에서 '서울대에 진학해서 재수 준비했다'고 쓴 데 대해 "모욕적"이라고 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대학 입시와 관련해 한국 사회가 공유하는 집단 트라우마와 한(恨)을 '황제 입시' 논란이 제대로 건드려버렸다"고 했다. 성균관대 사회학과 구정우 교수는 "2030세대는 통일, 혁명 같은 '대의'만 중시하던 386 운동권 세대와는 달리 보편 가치와 상식에 입각해 사회를 바라본다"고 했다.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 박사도 "짐작했던 것보다 20대 분노의 강도가 더 세다"고 했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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