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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Science] AI가 인간 의도 읽어 로봇에 명령 내리고 미묘한 통증도 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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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사지 마비 환자의 의도를 파악해 웨어러블 로봇에 명령을 내리고, 인공피부가 감각을 잃은 손끝에 통증을 전달해 주는 등 차세대 웨어러블 소프트로봇을 구현할 다양한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장재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 연구진은 바늘에 찔리거나 뜨거운 물체에 닿았을 때 느껴지는 고통을 전달해 주는 전자피부 기술을 개발해 지난달 23일 국제학술지 '소프트로보틱스'에 발표했다. 산화아연(ZnO) 나노와이어의 압전 효과(압력을 감지해 전기신호를 발생시키는 현상)와 열전도성을 활용해 압력과 온도를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인공피부 소자를 만든 것이다.

물체 표면에서 전달되는 느낌을 섬세하게 감지해 서로 다른 소재를 구별할 수 있는 기술도 있다. 최창순 DGIST 에너지융합연구부 선임연구원과 천성우 성균관대 박사후연구원 공동 연구진은 물체 표면의 거칠기를 감지해 12종의 서로 다른 소재로 이뤄진 직물을 99% 이상 정확도로 구별해낼 수 있는 인공피부 촉각센서를 개발했다고 지난 4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밝혔다.

지난 1월에는 인간중심소프트로봇기술연구센터(SRRC)의 조규진 센터장(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과 조성호 브레인그룹장(KAIST 전산학부 교수) 연구진이 영상 분석을 통해 사람의 의도를 예측하고 장갑형 웨어러블 소프트로봇이 스스로 그 의도에 맞는 연속 동작을 수행하도록 하는 AI 시스템 '비디오넷(VIDEO-Net)'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공개했다. 기존의 웨어러블 로봇은 환자 뇌파, 근육운동 같은 생체신호를 분석해 어떤 동작을 하고자 하는지 파악했다. 이 때문에 몸에 여러 종류의 센서를 부착해야 했다. 또 대상 물체에 맞춰 동작을 일일이 설계해야 했다. 변수가 많고 복잡한 만큼 사용자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도 한계가 따랐다. 하지만 비디오넷은 사용자가 착용한 안경에 부착된 카메라로 내려다본 팔의 움직임과 주변 사물과의 상대적 위치 등 시각 정보를 토대로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기 때문에 별도의 센서가 필요 없다. 조 센터장은 "손 마비 환자가 팔을 서서히 컵 쪽으로 움직이면 AI가 순간순간 다음에 이어질 손동작을 예측해 '컵을 집어 들려고 한다'는 의도를 알아차리고 로봇에 그에 맞는 다음 동작을 명령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비디오넷을 활용해 손 마비 환자가 손으로 머핀과 커피를 스스로 먹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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