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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Tech & BIZ] 전자담배 연구개발에 7조원 쏟아… "연기 없는 미래가 우리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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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스위스 북부의 소도시 뇌샤텔에 위치한 글로벌 담배회사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의 연구개발(R&D) 센터 '큐브'(Cube). 이 연구소 실내 곳곳에는 손바닥 크기의 동그란 재떨이가 곳곳에 놓여 있었다. 자세히 보니 새끼손가락 하나가 겨우 들어갈 정도의 구멍이 뚫려 있다. PMI 관계자는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꽁초를 버리는 전자담배용 재떨이"라며 "연기 없는 전자담배 사용을 권장하는 차원에서 특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PMI는 2000년대 들어 기존 궐련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세계 최초로 기존 담배의 맛은 유지하면서 유독 물질 배출은 훨씬 적은 전자담배 개발에 뛰어들었다. 2008년 이후 PMI가 전자담배 관련 R&D에 투자한 돈은 60억달러(약 7조3000억원)에 이른다. 야첵 오자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아이코스는 일산화탄소, 벤젠 등 유해성 물질의 양이 일반 담배의 10% 수준"이라며 "금연이 어려운 흡연자에게 현실적인 대체재로 전자담배를 제안함으로써 일반 담배를 없애고 연기 없는 미래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조선비즈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은 기존 담배의 맛은 유지하면서 유해 물질의 배출은 줄인 전자담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왼쪽 사진은 궐련담배와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물질을 비교하기 위한 실험을 하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담배 연기에 포함된 각종 물질의 종류와 함량을 분석하고 있는 모습이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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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스의 핵심 기술은 담배를 태우지 않고 '찌는' 것과 전자담배 내부가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제어하는 기술이다. 궐련담배에서 담뱃잎이 불에 타는 온도는 섭씨 800도 정도다. 이 과정에서 일산화탄소와 같은 유독 물질이 다량으로 나온다. PMI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찌는 방식을 개발했다. 미카엘 프란존 의학담당 수석연구원은 "통상 섭씨 500도의 열을 가하면 기존 담배의 풍미는 그대로 나오면서 유해 물질은 거의 배출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를 위해 아이코스에는 발화점(불에 타기 시작하는 온도)을 넘기지 않도록 1초에 최대 1000회까지 내부 온도를 제어하는 첨단 센서 기술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전자담배를 개발하다 보니 시행착오도 있었다. 처음에는 바깥에서 담뱃잎에 열을 가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담뱃잎을 감싼 종이까지 태우면서 제대로 된 담배 맛을 내기 어려웠다. 그 대안이 가느다란 금속 막대에 담배를 끼워 열을 가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담뱃잎이 안에서 쪄지기 때문에 종이가 타지 않는다.

PMI는 꾸준한 자체 임상 시험을 통해 전자담배에서 유독 물질이 덜 나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90일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 아이코스를 피운 흡연자의 독성 물질 노출 정도가 금연을 한 사람과 비슷한 수치였다는 것이다. PMI 관계자는 "앞으로 전자담배 안에 숯을 넣어 별도 전기 충전 없이 흡연이 가능하고, 유해물질 배출이 더 적은 차세대 전자담배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자담배가 중독성을 일으키는 니코틴 흡수를 막는 데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뇌샤텔(스위스)=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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