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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어려운 학생은 장학금 한 번, 두 번 유급 조국 딸은 여섯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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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의전원 6학기 연속 받아

기금 만든 지도교수가 대상 선정

학교 측 “학업 포기하려 해 격려”

지도교수, 올 부산의료원장 임명

야당 “조 후보 영향 미쳤나 조사를”

중앙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진 경남 양산시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전경. [사진 부산대학교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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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은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에 진학한 뒤 3년간 학기당 200만원씩 모두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이 장학금은 조 후보자의 딸 외에는 대부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한 차례씩 지급됐으나 조 후보자의 딸에겐 ‘면학(학문에 힘씀)’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여섯 차례나 연속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 후보자는 2012년 4월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장학금 지급 기준을 성적 중심에서 경제상태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19일 부산대 의전원과 곽상도 국회의원 사무실 등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학기당 200만원씩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조 후보자의 딸은 입학연도인 2015년 1학기(세 과목 낙제, 평점 평균 미달), 2018년 2학기(한 과목 낙제)에 각각 유급을 당했다.

조 후보자 딸이 장학금을 받게 된 것은 1학년 때 지도교수인 노환중 교수가 장학금 대상자로 지정해서다. 노 교수는 2013년 자신의 아버지 호를 딴 ‘소천장학회’를 만들었다. 경조사 때 들어온 부조금 등을 출연해 만든 장학회다. 이 장학회를 만든 뒤 모두 7명의 제자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는 것이 학교와 곽 의원실 설명이다.

그런데 조 후보자 딸과 다른 학생들은 장학금을 받은 이유와 횟수가 차이가 난다. 다른 학생 6명은 대부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고 한 차례씩 장학금 혜택이 돌아갔는데 유독 조 후보자 딸은 면학장학금 성격으로 6학기나 연속적으로 장학금이 지급됐다.

이 장학금이 처음 지급된 건 2015년이다. 1학기에 4명에게 150만원씩 모두 600만원이 지급됐다. 2학기에는 다른 2명에게 100만원씩 장학금이 전달됐다. 모두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었다. 그러나 2016년 1학기부터는 조 후보 딸에게만 학기마다 200만원씩 장학금이 지급됐다. 특히 앞서 6명의 학생은 장학회에서 학교 측 추천을 의뢰해 대상자를 뽑았는데 조 후보자 딸은 장학회 측에서 직접 지명했다.

의전원 관계자는 “조 후보 딸은 유급을 당해 학교생활을 포기하려고 해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의미에서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에게 장학금을 준 노 교수는 2015년 양산부산대병원장을 지낸 뒤 올해 부산의료원장으로 취임했다.

곽상도(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조국 딸, 황제장학금 의혹’이라는 자료에서 “수십억 재력가의 딸이 두 번이나 유급한 낙제생임에도 장학금을 받은 것은 도덕적 해이를 넘어 다른 학생의 장학금을 빼앗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조 후보가 자신의 딸에게 매학기 장학금을 지급한 교수의 부산의료원장 임명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노 원장은 입장문에서 “총 16명 내외에게 장학금을 줬는데 2015년까지 다수의 학생에게 고루 혜택을 주다 보니 각 학생이 받는 장학금이 적고 저의 경제적 여건도 고려해 (조 후보 딸) 1명에게 매 학기 200만원씩 지급하게 된 것이다”며 “조 후보 딸이 3년간 장학금을 받다 유급을 당해 올해 1년은 다른 제자 1명이 장학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학금 지급 및 의료원장 임명 등은 조국 교수와 전혀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장학회에서 학교를 통하지 않고 개별 지급한 장학금이 있어 인원 차이가 나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노 원장에게 수차례 전화를 했으나 꺼져 있었다.

양산=위성욱 기자, 한영익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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