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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허 찔린지 한달반… '불화수소 독립' 연말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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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가지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발표한 지 약 50일이 흘렀다. 이 가운데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에 대해선 일본이 지난 7일 수출을 허가했지만, 아직 나머지 2개인 불화수소(HF),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 대해선 수출 허가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의 필수 소재이자 사용량이 많은 불화수소를 놓고 우려가 크다. 지난달 4일 일본이 수출 규제를 한 이후 일본산 불화수소는 1건도 국내에 들어오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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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직원들이 반도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 수출 규제로 공급이 끊긴 불화수소를 대체하기 위해 방안을 마련중이지만, 단기간 내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체 기업을 찾아도 생산에 적용하기까지 6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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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급이 끊긴 불화수소를 대체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당장 생산에 투입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가 만든 액체 불화수소와 미국·대만 업체에서 들여온 기체 불화수소를 현재 테스트 중이나 납품받을 수 있는 물량 자체가 부족해 불화수소 공급난은 연말까지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 업체들이 보유한 불화수소 재고 물량은 두 달 남짓 분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불화수소 수출을 계속 막는다면 재고가 떨어지는 오는 10월부터 한국 반도체 산업은 타격을 받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액체·기체 제품 각각 공급 다변화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불화수소는 액체 제품과 기체 제품 2가지 형태다. 액체 불화수소는 미세 회로 모양대로 깎아내는 식각과 불순물을 제거하는 클리닝 공정에 사용된다. 기체 불화수소는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 얇은 막을 입히는 박막증착 공정에 사용한다. 전체 반도체 500여개 공정 중 10%인 50여 공정에 액체·기체 불화수소가 쓰인다. 기체보다는 액체 불화수소의 사용량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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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액체 불화수소와 기체 불화수소의 대체 공급자를 각각 따로 찾고 있다. 액체 불화수소는 국내 업체의 제품이 대체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솔브레인 등을 통해 액체 불화수소를 납품받았다. 솔브레인은 중국산 원재료(무수불산)를 받아다가 정제하거나, 일본 스텔라케미파와 모리타 등에서 순도 99.999% 이상의 고순도 불화수소를 수입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공급해 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솔브레인이 자체 생산한 액체 불화수소를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체 관계자는 "다소 불량률이 높아진다 하더라도 당분간 감수하며 생산을 이어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기체 불화수소가 더 큰 문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소재를 일본의 쇼와덴코에서 100% 수입해 왔다. 기체 불화수소는 쓰이는 양은 적지만, 공정 적용이나 보관이 더 어렵다. 현재 두 회사는 이 제품을 미국의 한 특수가스 회사와 일본 업체의 대만 법인 등에서 공급받는 방안을 알아보려고 샘플을 받아 테스트 중이다. 연내 가동되는 일본 모리타화학의 중국 공장에서 불화수소를 수입해오는 방법도 검토되고 있다. 동시에 국산화도 추진되고 있다. 솔브레인은 "운송과 보관 용기 문제만 해결되면 기체 불화수소 공급도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도 연말까지 기체 불화수소 시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연말은 되어야 해결 실마리 보일 듯

반도체 업계는 빠르게 소재 국산화와 공급 다변화를 추진 중이지만 일본산을 완전 대체하는 것이 가능할지 확신 못하고 있다. 일단 9월 중순이 돼야 1차 판단이 가능하다는 것이 반도체 업계의 예상이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가 한번 공정에 들어가면 최종 반도체가 만들어지기까지 50일 정도가 걸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7월 중순경 일본산이 아닌 새로운 소재를 투입해 테스트를 시작했다. 50일 이후인 9월 중순에야 대체품을 투입해 생산한 반도체 시제품(試製品)이 나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제품이 테스트에 합격해도 바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대체품이 있다 해도 생산에 필요한 만큼의 물량을 확보하는 것은 또 다른 얘기다. 소재 업체의 생산 능력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솔브레인의 충남 공주 공장은 현재 완전 가동 상태다. 일본의 경제 보복 이후 국내 업체가 물량을 더 달라고 요청했지만 제공할 수 없었다. 증설을 해도 시간이 필요하다. 솔브레인은 오는 9월 제2공장이 완공되어 가동에 들어가지만, 이 시설에서 생산된 불화수소가 1공장에서 생산된 것과 같은 품질인지, 반도체 생산에 적합한지는 다시 테스트해야 한다.

연말까지 기체 불화수소 시제품을 공급하겠다는 SK머티리얼즈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시제품이 나오면 이를 다시 테스트하고 안정화하고 생산에 적용하는 데는 6개월 이상 걸린다.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결국 적어도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는 되어야 일본산 불화수소의 공급 차질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여부가 확인된다는 얘기"라며 "일본산 불화수소 공급이 계속 중단되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한동안 생산 감소, 불량률 상승 등의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했다.

김성민 기자(dori238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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