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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화)

"자한당 해체" 서울 한복판서 아이들에게 노래 시킨 진보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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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주권방송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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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들이 ‘자유한국당 해체’를 요구하는 내용의 노래를 합창한 영상이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어린 학생들을 정치 도구로 이용했다는 비판이 줄을 잇고 있지만 일부는 “아이들이 보다못해 나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2019 자주통일대회’ 행사에서 촬영된 것으로, 이 행사는 민주노총 등 52개 진보단체의 연합체인 민중공동행동이 개최했다. ▶남북공동선언 이행 ▶한미동맹 해체 ▶미군 없는 한반도 실현 ▶아베 규탄 등이 이날 행사의 주제였다.

행사 프로그램 중엔 청소년의 공연이 포함됐는데 그 내용이 논란을 촉발했다. ‘청소년 통일선봉대’라는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자유한국당이 미국·일본을 추종하고 매국을 일삼는다’는 가사를 담은 노래를 합창한 것이다.

공연 영상은 17일 인터넷언론사 ‘주권방송’이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매체는 “청소년 통일선봉대가 동요와 만화주제가를 재치있게 바꿔불렀다”면서 ‘자유한국당 해체 동요-만화 주제가 메들리’라는 제목의 영상을 소개했다.

2분 57초 분량의 영상에 따르면 초·중학생으로 보이는 약 20명의 청소년들은 성인과 함께 무대에 올라 합창했다.

‘아기공룡 둘리’, ‘날아라 슈퍼보드’, ‘뽀로로’, ‘달려라 하니’, ‘로보트 태권브이’ 등 유명 만화 주제가와 ‘토마토’, ‘솜사탕’ 등 동요가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개사됐고, 청소년들은 율동과 함께 메들리를 불렀다.

아이들은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자한당은 토착왜구’, ‘친일파 자한당 해체해’, ‘일본 손잡고 미국 섬기는 매국노 자한당’, ‘총선은 한일전, 자한당 해체’ 등으로 가사가 바뀐 노래를 합창했다. 무대 아래의 행사 참가자들은 박수를 치며 추임새를 넣었다.

18일 오후 현재 해당 영상에는 700개 넘는 댓글이 달려 있다. 대다수는 “아이들을 정치선전 도구로 사용했다”, “애들까지 동원해서 뭐하는 거냐. 부끄러운 줄 알아라”, “북한과 다를 게 없다”며 주최 측을 비판했다. “아동학대로 신고했다”는 댓글도 달렸다.

그러나 일부는 “아이들이 보다 못해서 그런다”, “요즘 아이들이 하기 싫은 걸 하느냐”라며 반박했다.

이후 주권방송 측은 영상에 댓글을 달 수 없도록 차단했다.

정치권에서도 청소년들의 무대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청소년에게 장군님 업적을 칭송하고 미제 때려잡는 혁명가요를 부르게 하는 휴전선 위쪽의 모습과 비슷하다”며 “이 정도면 학대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 아이들의 인생에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고나 있느냐”며 “이 나쁜 사람들”이라고 주최 측을 비판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 수정:2019년 년 8월 18일

기사가 나간 뒤 '주권방송'의 유튜브 채널이 해당 영상에 댓글을 달 수 없도록 하여 해당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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