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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세]'최첨단 지라시'로 불렸던 배달 앱의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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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편집자주] '스타트업이 바꾼 세상'은 현대인의 삶을 뒤바꾼 스타트업 성공사례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사업 성과와 사회·경제·문화 등 다양한 관점에서 스타트업을 바라봅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생활과 관련 산업에 가져온 변화를 탐구합니다.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추구하는 그들의 청사진도 조망합니다.

[<1>배달음식 앱, 전단지 한계 넘어 '생필' 플랫폼 도약… 외식업·물류 변화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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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왼쪽)과 '요기요' 메인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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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저녁 골목길은 오토바이 소음으로 가득찬다. 쉴새없이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오고간다. 오토바이 배달가방에 실린 건 어떤 이의 끼니가 될 음식이다. 이곳저곳을 누비는 배달음식 오토바이들의 모습은 익숙한 일상이 됐다. 나만의 만찬을 위한 치킨을 주문하고 노심초사 기다렸던 경험,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배달음식 앱 전성기를 넘어 필수인 시대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의 월간 순방문자는 1100만명에 달한다. 국민 5명 중 1명이 한 달에 최소 한 번 배달의민족 앱을 여는 셈이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의 '요기요', '배달통' 방문자 역시 배달의민족에 버금간다. 코리안클릭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배달음식 앱 MAU(월간 실사용자 수) 비중은 배달의민족 57.6%, 요기요·배달통 42.2%로 집계됐다.


'최첨단 찌라시'에서 '국민 앱'으로 성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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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음식 앱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전단지의 종말을 앞당긴 점이다. 전단지는 오랫 동안 소비자와 음식점을 이어주는 커뮤니케이션 창이었다. 전단지를 통해 소비자는 동네 가게 정보를 얻고, 점주는 잠재적 고객들에게 매장을 홍보했다. 특히 배달음식 세계에서 전단지는 가장 영향력 있는 마케팅 수단이었다. 하지만 인쇄물인 전단지는 정보 갱신이 불가능하고 대부분 버려진다. 소비자들이 일단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야만 정확한 메뉴·가격 정보를 알 수 있었고 주문이 가능하다. 전단지는 정보 전달과 홍보 측면에서 소비자와 점주 모두에게 불완전한 서비스에 그쳤다.

배달음식 앱은 전단지의 대체제로 등장했다. 초창기(2010~2012년) 배달음식 앱들의 급선무는 얼마나 많은 음식점 정보를 빨리 모으냐였다. 당시 창업자들은 돌아다니며 직접 전단지를 수거하거나 전단지 광고 대행업체를 찾아다녔다. '21세기 첨단 찌라시'라고도 했다. 결제는커녕 전화 주문만 가능한 시기였기 때문에 틀린 말도 아니었다.

음식점 정보가 늘어나자 소비자들이 모였고, 자연스럽게 배달음식 앱 가치가 높아지는 네트워크 효과가 형성됐다. 리뷰, 앱 내 주문, 결제 등 기능이 추가되면서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아졌고, 점주들의 자발적인 정보 등록이 이뤄졌다. 배달음식 앱은 전단지 대체를 넘어 배달음식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도약했다. 물론 전단지는 아직 존재하지만, 배달음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게 줄었다.


배달음식 '대중화' 촉발… 연관 산업에 엄청난 '파급력'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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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배달의민족에 등록된 음식점은 20만여곳에 달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국 음식점은 57만여곳(주점 제외)이다. 음식점 3곳 중 1곳은 배달의민족에서 주문이 가능한 셈이다. 앱 사용성은 얼마나 늘었을까? 모바일 리서치 업체 오픈서베이의 설문 조사를 살펴보자. 올해 조사(1500명)에서 배달음식 주문 시 최우선 채널은 배달음식 앱 46.5%, 전화주문 37.8%, 현장 주문 6.1%로 집계됐다. 오픈서베이는 2012년에도 비슷한 조사(500명)를 진행했다. 당시 배달음식 이용 통로 항목에서 전단지 56.2%, 배달음식 앱 23.7%, 인터넷 및 기타 20.1% 순이다. 배달음식 앱 등장 이후 전화 주문에 의존하는 전단지 입지가 크게 줄어든 현상을 가늠할 수 있다.

배달음식 앱 대중화와 함께 관련 시장도 급성장했다. 지난해 배달음식 시장은 2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2014년 10조원에서 4년 만에 2배 규모로 커진 셈이다. 배달대행, 배달 전문 음식점이 크게 늘면서 요식업, 물류 등 연관 산업에도 엄청난 파급력을 미쳤다.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기사들이 급증하면서 플랫폼 노동자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플랫폼 과점 '잡음' 지속… 소상공인 상생 요구 '현재진행형'

플랫폼 과점에 따른 폐해 우려는 배달음식 앱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소상공인 점주들은 배달음식 앱 초창기부터 과도한 수수료, 광고료 부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급기야 우아한형제들이 2015년 모바일 결제 수수료를 폐지했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결제 수수료 없이 매달 고정적인 비용을 내는 수익모델을 도입했다. 사업 운영, 특히 수익 창출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결단이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의 문제 제기는 끊이지 않았고, 배달음식 앱의 과도한 비용 부담은 지난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정감사 현안으로 다뤄졌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대표는 처음으로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국감 이후 우아한형제들은 입찰 경쟁 광고 '슈퍼리스트'를 폐지했다. 배달의민족 매출 중 3분의 1에 달하는 주요 수익원을 포기한 것이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1만원 이하 주문에 대한 수수료를 없앴다.

하지만 일부 점주들은 더 큰 비용 절감과 상생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배달음식 앱과 점주들의 갈등은 언제든지 수면 위로 불거질 수 있다. 점주들의 상생 요구를 두고 과점 플랫폼에 대한 합당한 사회적 책임 요구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법적 근거 없이 지나친 희생을 강요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기구독·이커머스·자율주행 로봇… 신성장동력 준비 '착착'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이달 초 요기요 정기구독 서비스 '슈퍼클럽'을 내놨다. 매달 9900원을 정기적으로 결제하면 모든 메뉴를 월 10회, 3000원씩 자동 할인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달 최대 2만100원(3만원-9900원)을 절감할 수 있다. 배달음식 주문과 정기구독 서비스를 접목해 사용자들의 플랫폼 충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이달 가입자에 한해 3개월간 구독료 반값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출시 한 주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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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에는 요기요에 편의점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CU, GS25, 미니스톱에서 도시락, 즉석식품, 과자 등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딜리버리코리아 히어로는 실시간 편의점 재고 현황을 연동, 주문 편의성과 정확성을 높였다. 향후 음식뿐 아니라 주문 품목 다양화와 편의점을 매개로 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에 '배민마켓' 코너를 신설,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배민마켓은 간편조리식품, 생활필수품, 문구용품 등 1500여종에 달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이커머스 서비스다. 우아한형제들은 서울 시내 곳곳에 소규모 물류창고를 마련, 30분 내 배달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서울 강남·서초·영등포·마포구 등 8개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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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고키친의 모노레일 서빙로봇(왼쪽)과 자율주행 서빙로봇.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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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신기술을 활용한 미래 외식업 기술 개발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말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메리고키친'에 모바일 주문과 자율주행 로봇을 접목하고 실제 서비스에 돌입했다. 우아한형제들의 중장기 목표는 요리, 주문, 배달 등 외식업 전반에 자율주행 로봇을 상용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UCLA·건국대·현대무벡스 등과 협업 중이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에 200만달러(당시 약 22억원)를 투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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