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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독도 둘러싸고… 한·중·일·러 군용기 30대가 뒤엉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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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범당한 독도 영공]

러·중 폭격기가 방공구역 넘자 한국 18대·일본 10여대 출격

23일 오전 독도 주변 상공에선 한·중·일·러 4개국 군용기 30여대가 3시간 동안 뒤엉키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4개국 군용기가 이처럼 한곳에 동시에 집결한 것은 처음이다. 향후 동해에서 남·북·중·일·러 간에 군사적 충돌이 벌어지는 아찔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대치 상황은 중국 H-6 전략폭격기와 러시아의 TU-95 전략폭격기,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중·러 군용기 5대가 23일 오전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단 진입하면서 시작됐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시에 KADIZ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의 독도 영공 침범에 맞서 우리 군은 F-15K와 KF-16 등 공군 전투기 18대를 긴급 출격시켜 20발의 플레어(섬광탄) 투하와 360발의 경고 사격을 했다. KADIZ를 침범한 중국 군용기가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으로 넘어가자 일본도 F-15J, F2 등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켰다. 군 소식통은 "일본이 전투기 10여대를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스텔스 전투기 F-35 등은 보내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일본도 중·러 군용기에 경고 신호를 보내며 JADIZ에서 물러나도록 압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러 군용기는 수시로 KADIZ와 JADIZ를 들락날락하며 7시간 가까이 의도적인 도발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일·러의 전투기와 전략 폭격기 등이 실전을 연상시킬 만큼 치열한 근접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외교·군사 전문가들은 "수십대 군용기가 뒤엉키고 실탄까지 발사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며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했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4분쯤 이어도 북서방에서 KADIZ에 진입한 중국 H-6 폭격기 2대는 JADIZ를 오가며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빠져나갔다. 곧이어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방에서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와 합류해 울릉도 북방 약 140㎞ 근방까지 왔다. 이와는 별도로 독도로 접근해 온 러시아 A-50은 오전 9시 9분, 9시 33분 두 번에 걸쳐 독도 영공을 7분간 침범했다.

[이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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