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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16명 사상 삼척 승합차 사고 왜 났나…브레이크 고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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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식 노후 차량으로 정비 불량이나 결함 가능성도 조사"

경찰, 국과수 정밀 감식 의뢰…종적 감춘 외국인 3명 소재 확인

연합뉴스

종잇장처럼 구겨진 사고 승합차
(삼척=연합뉴스) 22일 오전 7시 33분께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도로에서 승합차 사고로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종잇장처럼 구겨진 사고 승합차가 옮겨지는 모습. 2019.7.22 [삼척소방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jlee@yna.co.kr



(삼척=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충남 홍성에서 경북 봉화로 '원정 밭일'을 가던 중 삼척에서 승합차가 전복돼 내외국인 근로자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삼척경찰서는 22일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석개재' 인근 지방도에서 전복된 사고 승합차에 대한 정밀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고 23일 밝혔다.

국과수 연구원들은 24일 사고 현장을 직접 둘러본 뒤 공업사에 보관 중인 사고 승합차에 대한 정밀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번 사고가 브레이크 파열이나 베이퍼록(vapor lock) 현상 등 제동장치 이상을 비롯해 차량 결함, 정비 불량, 운전 부주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 중이다.

베이퍼록은 엔진브레이크가 아닌 풋브레이크를 과도하게 사용해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보면 브레이크 오일에 기포가 발생, 제동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상이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 스키드마크(skid mark)와 요마크(yaw mark)로 등 타이어 흔적이 없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요마크란 핸들을 급하게 돌리면서 타이어가 미끄러져 생기는 흔적으로, 급제동으로 생기는 타이어 자국인 스키드 마크와는 다르다.

연합뉴스

사고 발생한 승합차
(삼척=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22일 오전 7시 33분께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도로에서 승합차가 전복되는 사고가 났다. 2019.7.22 byh@yna.co.kr



사고 당시 제동장치가 이상했다는 부상자 진술도 확보했다.

사고 차량에 타고 있던 부상자 이모(70·여)씨는 "'브레이크가 이상하다'는 다급한 목소리가 운전석 쪽에서 들려왔다"고 진술했다.

'U'자 형태의 말발굽처럼 휘어진 심한 급커브 내리막 구간에서 제동장치가 말을 듣지 않으며 차량이 통제력이 잃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경찰은 사고 차량이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옹벽과 충돌하고서 30여m가량 미끄러진 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차량이 2002년식 노후한 것으로 미뤄 정비 불량이나 차량 결함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고 승합차 운전자 강모(61·여)씨는 10년 전에도 승합차를 몰다 자신을 포함해 모두 16명이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를 냈다.

이후 당시 사고 차량을 폐차한 뒤 이번에 사고가 난 승합차를 중고차로 구매해 운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60∼70대 노인 7명과 30∼40대 태국 국적의 외국인 9명 등 16명의 사상자가 났다. 경찰은 사고 직후 종적을 감췄던 태국 국적 외국인 3명의 소재가 확인됨에 따라 경미한 부상자로 분류해 사상자가 13명에서 16명으로 늘어났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교통사고 피해자인 점을 고려해 출입국관리소에 불법 체류자로 신고하지는 않을 방침"이라며 "사고 피해자 진술과 국과수 정밀 감식, 도로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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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서 사고 발생한 승합차
(삼척=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22일 오전 7시 33분께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도로에서 승합차가 전복되는 사고가 났다. 2019.7.22 byh@yna.co.kr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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