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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트럼프 “둘 다 원하면 관여”…한-일 중재에 거리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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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내게 관여할 수 있을지 물어…

‘내가 얼마나 많은 일 관여해야 하냐’ 했다”

“한·일에 관여하는 것은 풀타임 잡과 같아…

바라건대, 그들이 해결할 수 있기를”

볼턴 보좌관, 이번주 일본·한국 방문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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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한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로 한-일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여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한·일 두 나라가 원하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특히, 그는 자신이 이 문제에 관여하는 일은 “풀타임 잡”이라고 말해, 매우 어렵다는 분위기를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 기념행사에서 기자들이 ‘일본과 한국 사이에 긴장이 있다’고 묻자, “그렇다. 일본과 한국 사이에 긴장이 있다”며 곧장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를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은 한국 대통령이 나에게 관여할 수 있을지 물어왔다”며 “나는 ‘내가 얼마나 많은 일에 관여해야 하냐. 나는 당신을 도와 북한에 관여하고 있고, 다른 많은 일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일 갈등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고민정 대변인은 20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문 대통령은 갈등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의 일환으로 (이 같은) 언급을 했던 것”이라며 “당시 일본 언론은 경제 보복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일본은 한국이 원하는 무엇을 갖고 있고, 그(문 대통령)는 나에게 관여를 요청했다”며 “만약 그들 둘 다 원한다면 나는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한국 사이에 관여하는 것은 풀타임 잡과 같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중재 등 적극 개입하는 것은 모든 시간을 투여해 매달려야 하는 힘든 일이라는 얘기다. 만약 그가 관여에 나설 경우, 한·일로부터 그만큼의 ‘대가’를 얻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두 지도자들을 좋아한다. 나는 문 대통령을 좋아하고, 내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어떻게 느끼는지는 여러분이 안다. 그는 매우 특별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하면 나는 거기에 있다”면서도 “바라건대, 그들이 해결(work it out)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처로 고조된 한-일 갈등과 관련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양쪽 모두가 원하면’이라는 전제조건을 달고, ‘풀타임 잡’이라고 언급한 것은 당장 한-일 갈등에 공식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당사자 간에 풀어내길 원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런 가운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20일 일본과 한국 방문을 위해 출국했으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4일 볼턴 보좌관과 만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볼턴 보좌관은 23~24일 이틀 동안 방한하며, 방한 기간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도 면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번 방문에서 한-일 갈등과 북-미 실무협상 등에 대해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민간선박 보호 연합체에 한국이 동참할 것을 요청할지도 주목된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성연철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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