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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손학규 "회동 만족하냐" 묻자 文대통령 "만족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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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추경 때문인 듯"…공동발표문에 추경 처리 내용 빠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여야 5당 대표와 회동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부당한 경제보복"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범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위해 비상협력기구를 설치하는 데 합의했다. 청와대 여야5당은 이런 내용을 담은 공동 발표문도 내놨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 결과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여당이 요구해온 추가경정예산안의 6월 임시국회 처리에 대해 야4당 대표가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히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외교안보 라인 교체와 소득주도성장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야4당의 공감대는 어느 정도 얻어냈지만,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국내 현안에서는 한발짝도 나가지 못한 것이다.

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서 여야 5당 대표들과 공동발표문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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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회동을 마친 뒤 국회로 돌아와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에게 (회동 결과에 대해) '만족하느냐'고 물었더니,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공동발표문 내용에) 추경안이 들어가지 않아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 추경안 처리와 관련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6월 국회 마지막 날인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이 처리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지금 경제가 엄중하다. 경제대책으로 가장 시급한 것은 추경을 최대한 빠르고 원만하게 처리하는 것"이라며 "추경이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협력을 해 달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서) 문 대통령이 아마 10차례도 넘게 추경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합의문에 (추경 처리 부분을) 집어넣지 못하게 됐는데, 그 점을 대통령이 굉장히 아쉽게 생각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오후 4시에 시작해 오후 7시쯤 끝났다. 당초 예정보다 1시간 더 걸렸다. 정 대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여야5당 대표들에게 "저녁 시간을 비워놓았으니 같이 저녁 식사를 하며 더 이야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황 대표가 "일정이 있어서 함께 (저녁 식사를) 못 하겠다. 다음에 하자"라며 완곡히 거절해 만찬은 성사되지 못했다. 한 야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모처럼 마련된 5당 대표 회동 자리에서 대일 협상 교섭력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야당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국내 현안에서도 어느 정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싶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국내 현안에서 야당의 요구를 하나도 수용하지 않으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진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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