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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3시간 격론 속 90초 독대도⋯文 "저녁하자" 제안에 黃 "일정 있어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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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5당 대표 靑 회동, 당초 예정된 2시간보다 1시간 길어져
文 "日 수출 규제 유감… 반일감정은 없다"
黃, 회동 끝나고 文 대통령과 1분 30초 독대… 만찬 제안은 거절
靑·與野, 공동합의문 아닌 공동발표문 통해 日 수출 규제 비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이 18일 약 3시간 진행됐다. 당초 예정했던 2시간보다 1시간 이상 길어지면서 문 대통령과 5당 대표의 공동합의문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날 회동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진행된 4번의 여야 대표 회동 중 가장 긴 시간 동안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분 30초 동안 단 둘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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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정당대표 초청 대화'에 여야 5당 대표 및 청와대 보좌진들과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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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청와대 본관 충무전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한국당 황교안,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맞아 악수를 했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는 2분 정도 차담(茶談)을 나누고 곧바로 회담장인 인왕실로 이동했다. 이때 문 대통령의 오른편에 황 대표가 서서 나란히 걸었다. 회담장 안에서는 황 대표가 회담장 원탁 테이블 좌석에서 문 대통령 바로 왼쪽에 앉았다. 그동안 문 대통령과 일대일 회동을 요구하다 5당 대표 회동에 응한 황 대표를 배려한 듯한 모양새였다.

회담이 시작되자 문 대통령이 먼저 모두 발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당대표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겠다"며 모두 발언을 짧게 마쳤다. 이후 한국당 황교안, 바른미래당 손학규, 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심상정 대표 순서로 모두 발언을 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맨 마지막으로 모두 발언을 했다.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 때 문 대통령과 황 대표는 다른 사람의 발언을 메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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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정당대표 초청 대화'에서 대표들의 발언을 듣다 메모하고 있다. 오른쪽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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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5당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를 비롯해 정부의 경제정책, 외교·안보라인 교체, 선거제 개정 등 다양한 안건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다"면서도 "반일감정은 스스로도 갖고 있지 않다. 그런 생각도, 그럴 생각도 전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공개 회동에서는 문 대통령과 5당 대표 간에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대책을 비롯해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문제가 쟁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문 대통령과 야 4당 대표는 이 문제에서는 별다른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실제 회동이 끝나고 나온 문 대통령과 5당 대표 공동 발표문에도 일본의 수출 규제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만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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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들과 회담 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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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동에서 문 대통령과 황교안 대표는 1분 30초 가량 단 둘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회동 종료 후 브리핑에서 "회동이 끝나고 다른 당 대표들이 나가고 정리되는 분위기에서 황 대표와 문 대통령은 인왕실 앞 창가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번 회동 전까지 문 대통령에게 일대일 영수회담을 요구해왔다. 그런 황 대표 입장을 감안해 문 대통령이 황 대표와 잠깐이나마 별도의 대화를 나눈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을 마칠 무렵 5당 대표들에게 만찬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황 대표가 "일정이 있다"며 완곡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이날 회동 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논의해야 할 국정 현안이 너무 많아 (회동이 길어지자) 문 대통령이 '저녁 시간을 비워놨으니 같이 저녁을 하면서 더 얘기를 하자'고 제안했다"며 "이에 황 대표는 '일정이 있어서 함께 못하겠다, 다음에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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