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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TF현장] 정두언, 숨진 채 발견… 주민들 "아까도 방송서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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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북한산 자락길 근처에서 발견된 정두언 전 의원 시신이 옮겨지고 있다. /홍은동=이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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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찾은 김용태 의원 "지난주에도 봤지만 짐작하지 못했다"

[더팩트ㅣ홍은동=이철영·이원석 기자] 정두언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16일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 인근 산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으로 진입하는 길은 통제됐고, 폴리스라인 앞 몰린 인파로부터 탄식만 흘러나왔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 등 동료 및 측근들은 황급히 현장을 찾았다. 길을 가던 주민들은 "바로 아까도 방송에 나왔는데 무슨 일이냐"고 충격적인 소식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정 전 의원이 이날 오후 홍은동 북한산 자락길 근처 산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정 전 의원의 부인이 자택에서 유서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드론과 구조견 2마리 등을 투입해 수색한 끝에 숨진 정 전 의원을 발견했다.

정 전 의원이 발견된 자락길 진입로엔 진입을 통제하는 폴리스라인이 처졌다. 경찰 인력이 속속 도착했고, 분주하게 현장을 오르내렸다. 의외의 비극적 소식을 취재하려는 취재진도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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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전 의원이 사망한 장소로 확인된 집 근처 산책로에서 취재 중인 기자들./홍은동=이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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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을 들은 주민들 10~20명도 폴리스라인 근처에 몰려들었다. 주민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아직 젊은데 무슨 일이냐", "아까도 방송에서 봤다.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말했다. 눈물을 흘리는 주민들도 있었다. 방송 활동을 활발히 해온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에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다.

정 전 의원과 같은 아파트에 산다는 A 씨는 "평소에 자주 보진 못했는데 운동하다가 한두 번 봤다"며 "사람 좋아 보였는데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지인들도 현장을 찾아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정 전 의원 보좌관 출신이라는 한 지인은 "일요일에도 술을 마셨다"며 "낌새는 전혀 없었다. 그러나 우울증을 많이 앓고 있었다"고 말했다.

함께 정치해온 동료 정치인 김용태 의원도 직접 현장을 찾았다. 김 의원은 최근에도 정 전 의원과 만났고, 통화도 했지만,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고 했다. 현장을 확인하고 내려온 김 의원은 "정 전 의원이 대한민국 정치 사회에 남긴 족적은 깊고도 선명하다. 그 정신은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편하게 하려는 것이었다"며 "그 꿈과 정신을 동료 정치인들이 이루길 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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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 전 의원의 사망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았다. 김 의원은 "정 전 의원이 대한민국 정치 사회에 남긴 족적은 깊고도 선명하다. 그 정신은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편하게 하려는 것이었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홍은동=이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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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시간가량 현장 감식 및 검신을 마친 경찰은 정 전 의원 시신을 구급차로 옮겼다. 시신은 장례가 치러질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됐다. 정 전 의원 의원은 과거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울증을 앓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지인들도 "우울증 때문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1957년생인 정 전 의원은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행정관료로 재직한 이후 2000년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권고로 정계에 입문했다. 정 전 의원은 서울 서대문을에서 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17대 대선 때는 이명박 캠프에서 기획본부장, 전략기획 총괄팀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일조했다. 이에 한때는 '왕의 남자'로도 불렸지만, 집권 초기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권력 사유화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이가 멀어졌다.

이후 정 전 의원은 임석 솔로몬 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203년 1심(징역 1년)과 2심(징역 10월)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구치소에서 복역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고, 2014년 11월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정 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정치적 재기를 노렸지만 낙선했다. 이후 그는 TV와 라디오에서 정치평론가로 활약했다. 지난해 말에는 서울 마포구에 퓨전 일식집을 개업해 요식업 사업가로도 변신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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