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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IPA 만들어 먹자"... LG전자 '홈브루'로 혼술족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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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공간·시간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며 집에서 홀로 술을 마시는 ‘혼술족’도 흔해졌습니다. 5년·10년 후 소비자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가정용 수제 맥주 제조기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16일 서울 중구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수제 맥주 제조기 ‘LG홈브루(LG HomeBrew)’ 출시 간담회에서 "LG홈브루는 LG전자 가전사업본부의 목표인 ‘인류의 삶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는 것’을 고민한 결과"라며 이처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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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이 16일 서울 중구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LG홈브루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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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홈브루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LG전자가 공개한 세계 최초 캡슐형 수제 맥주 제조기다. 캡슐과 물을 넣으면 발효·숙성을 거쳐 2~3주 안에 약 5리터의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맥주 맛을 결정하는 척도 중 하나는 생산지와의 거리다. 생산지를 집으로 옮긴다는 발상에서 홈브루가 시작됐다"며 "독일·벨기에·미국·체코·네덜란드·영국 등 세계 유명 브루어리(양조장)를 찾아 맥주 원료를 개발하고, 30톤이 넘는 맥주를 시음했다"고 설명했다.

사용 방법은 캡슐형 커피 머신과 비슷하다. 기기 오른쪽에 물을 넣은 후 가운데에 원하는 종류의 캡슐을 넣고 기다리면 된다. 캡슐은 인디아 페일 에일(IPA, India Pale Ale)·페일 에일(Pale Ale)·스타우트(Stout)·위트(Wheat)·필스너(Pilsner) 등 5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밀맥주인 위트를 만드는 데 약 9일이 소요되고, 라거 맥주인 필스너는 약 21일이 걸린다"고 말했다.

LG전자는 98년 전통의 세계적 몰트(Malt·맥즙) 제조사인 영국 문톤스(Muntons)와 캡슐형 맥주 원료 패키지를 공동개발했다. 캡슐 패키지에는 맥주의 주원료인 맥즙팩과 발효를 돕는 이스트(Yeast·효모), 맥주에 풍미를 더하는 홉오일(Hop Oil), 플레이버(Flavor·맥주향) 등이 담겼다.

LG전자가 주류 판매허가를 받지 않은 탓에 시음은 불가능하다. 송 사장은 "정말 맛있는데,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며 "맥주 애호가들의 입소문을 믿고 있다"고 했다. 이날 기자가 맛본 LG홈브루 맥주는 각 제조법에 따른 특징을 잘 짚어냈다는 인상이었다. 예를 들어 밀 맥주는 특유의 과일 향이 뚜렷하고, IPA는 홉의 쓴맛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물 탄 맥주’ 같은 밍밍함은 느낄 수 없고,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질감이다.

생맥주의 신선도는 배관의 위생 상태가 결정한다. LG홈브루에는 LG전자의 정수기 제조 노하우가 적용됐다. 사업 또한 정수기 본부가 담당한다. 온수살균세척시스템이 기기 내부를 자동 살균, 세척한다. 구매 후엔 케어솔루션 매니저가 6개월마다 방문해 살균·세척·필터 교체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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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홈브루로 만든 맥주는 각 제조법의 특징을 명확히 짚어낸 맛이다. LG홈브루로 제조한 IPA를 따르는 LG전자 직원의 모습. /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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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최근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를 비롯한 ‘신(新)가전(기존에 없던 가전)’을 발판으로 가전 분야에서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H&A(가전)사업부 역대 최대 실적인 매출 5조4659억원, 영업이익 7276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LG홈브루 또한 LG전자의 신가전 전문 조직 ‘라이프스타일 리서치팀’에서 시작한 제품이다. 송 사장은 "세상이 요구하는 제품은 무엇인가 고민한다는 전략 아래 새로운 제품을 선행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맥주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널리 즐기는 술인 만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LG홈브루의 가격은 399만원이다. 렌털(케어솔루션)하면 선납금에 따라 5년간 매월 1만9900원~9만9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캡슐 패키지는 각각 3만9900원이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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