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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집에서 직접 만들어 즐기는 ‘생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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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기 ‘홈브루’ 시판…캡슐·물 넣고 3주 후 완성

앱으로 발효·숙성 모니터링…비싼 가격·시음 불가, 빠른 대중화 ‘장벽’

경향신문

LG전자 홍보 모델이 16일 서울의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수제맥주 제조기 ‘LG 홈브루’ 시음회에서 숙성된 맥주를 컵에 내리고 있다.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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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캡슐 커피를 내려먹듯 이제 집에서 손쉽게 맥주를 만들어 즐기는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 시대가 열렸다. 16일 시판에 나선 ‘LG 홈브루(LG HomeBrew)’에서 갓 내린 맥주를 직접 시음해 보니 생맥주 전문점의 제품과 비슷할 만큼 생생한 맛을 자랑했다. 수제맥주를 간편히 2~3주 만에 만들 수 있고 집에서 편하게 즐긴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약 400만원이라는 가격대와 정작 LG 홈브루 판매점에서는 제도의 한계상 시음해볼 수 없다는 점이 빠른 대중화를 막는 ‘장벽’으로 보였다.

■ 갓 제조한 맥주

보통 집에서 수제맥주를 만들려면 4주가량 걸린다. 자칫 온도, 압력 등을 맞추지 못하면 상해서 맛을 버린다. 그만큼 까다로워 애호가들도 전문적인 영역으로 꼽는다. 그러나 LG 홈브루는 캡슐 커피머신을 연상케 했다. 캡슐과 물, 맥즙팩을 넣고 익기만 기다리면 된다. 자동으로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이뤄져 2~3주 만에 약 5ℓ의 수제맥주를 맛볼 수 있다. 애주가로서 너무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면, 제품 전면의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 맥주가 제조되는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재미도 있다. 완성된 맥주는 최적의 보관온도인 6도와 차가운 맥주를 위한 4도 중 선택해 보관할 수 있다.

맛은 인디아 페일 에일(IPA), 페일 에일, 스타우트, 위트, 필스너 등 5가지다. 세계적 몰트(싹이 튼 보리나 밀로 만든 맥즙) 제조사인 영국 문톤스와 함께 프리미엄 원료를 담은 캡슐형 맥주원료 패키지를 공동개발했다. LG 홈브루는 4년 전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상품화한 것이다. 제품화를 위해 LG전자는 2000번 넘는 시음회를 했고, 30t이 넘는 맥주를 시험 과정에서 사용했다고 밝혔다. 의류관리기인 스타일러, 의류건조기, 피부 관리기기인 ‘프라엘’ 등에 이어 LG전자 신가전의 계보를 잇는 혁신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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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건은 가격과 시음

사용 방법은 간단했다. 정수기처럼 생긴 검은색 레버를 당기니 이미 숙성된 생생한 맥주가 나왔다. 자동살균세척 시스템이라 소비자가 기기를 관리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이날 LG전자가 마련한 시음회에서는 5가지 캡슐 수제맥주를 모두 맛볼 수 있었다. 맥주 맛은 가히 유명 수제맥주 전문점에 비견할 정도였다. 흑맥주인 스타우트는 강한 맛이 느껴지면서 초콜릿향도 살짝 났다. 필스너는 부드러운 맛이었고, 연한 금빛의 ‘위트’는 은은한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페일 에일은 부드러웠고, 진한 빛을 내는 IPA는 묵직했다. 5가지 맛 모두 갓 제조한 맥주라서 그런지 신선함이 느껴졌다. LG 홈브루 액정에는 제조 후 ‘보관 1일째’라는 안내표시가 나타났다. ‘가장 맛있는 맥주는 방금 만든 맥주’라는 말이 떠올랐다.

대중화의 관건은 가격과 시음 여부다. 3년간 관리서비스를 포함한 일시불 가격은 399만원이다. 렌털도 선납금 100만원을 내면 초기 3년간은 월 6만9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5ℓ를 만드는 캡슐은 각 3만9900원이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수제맥주 마니아층이 주요 타깃인데 시장 규모를 가늠하기가 힘들다”며 “(판매량을) 예측할 수 없어 가격도 낮게 잡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소비자가 직접 시음해보지 못한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혔다. 현행 주류판매법상 LG전자는 술을 판매하도록 허가받은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시음 행사를 열 수가 없다. 이날 출시행사가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이유도 국내 주류법 적용을 받지 않는 ‘치외법권 지역’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정작 LG 홈브루 수제맥주를 시음해보고 살 수는 없는 셈이다. 송 사장은 “맛이 참 좋은데, 알릴 방법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LG전자는 LG 홈브루를 미국 등 해외시장에도 내놓을 계획이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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