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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카뱅發 혁신' 은행권 공인인증서가 사라진다...대출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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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기업 이어 국민銀도 자체인증 방식 도입…"공인인증서 적용 최소화"

정부 보증기관과 연계된 대출은 공인인증서 필요...개정법 국회 계류

뉴스1

2016.8.19/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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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신한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도 공인인증서 대신 자체 인증(스크래핑) 방식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공인인증서를 없애고 자체 인증의 이점을 살려 고객을 늘리면서 주요 은행들도 잇따라 공인인증서 사용 범위를 최소화하고 있다. 스크래핑 기술은 고객의 동의를 얻어 개별 금융사의 금융 정보를 긁어오는 기술이다. 실시간 사업자 인증과 신분증 진위 확인을 할 수 있어 서류를 지참해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 시간 제약도 없다는 장점이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 모바일 앱에 'KB모바일인증서'를 도입했다. 이는 KB국민은행이 개발하고 발급한 사설 인증서다. KB모바일인증서의 최대 장점은 KB국민은행과 거래가 없었던 이들도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에서 회원가입부터 신규상품까지 모든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영업점에서 등록해야만 사용할 수 있었던 패턴, 지문, Face ID(아이폰 이용 고객) 등의 기능을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다. 또 보안카드나 일회용 비밀번호 발급기(OTP) 없이도 최초 등록한 간편 비밀번호 6자리만 누르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아울러 공인인증서를 사용할 때 유효기간 만료 전 주기적으로 갱신해야 했던 불편함도 사라진다. 한번 발급 받으면 인증서를 폐기하지 않는 한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된다.

KB금융은 올해 2월부터 KB국민은행 주도로 '통합 인증서 개발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공인인증서 없는 모바일 환경 개발에 주력해 왔다. KB모바일인증서는 KB금융 전 계열사 금융거래에 적용될 예정이다.

앞서 신한은행 지난 5월 초 로그인하지 않고도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앱을 실행한 뒤 바로이체를 누르고 송금 대상을 설정, 계좌 비밀번호 네 자리만 입력하면 즉시 이체 가능한 '바로이체'를 도입했다.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것은 물론 로그인을 안해도 일 100만원까지 이체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도 지난 5월 21일 모바일 앱인 'i-ONE뱅크'를 새롭게 출시하면서 공인인증서를 없애는 대신 자체 인증 방식을 도입했다. 총 7단계를 거쳐야했던 이체 거래가 '로그인-이체금액-입금계좌번호-6자리 인증비밀번호'의 4단계로 줄었고 이체한도도 OTP나 보안카드 없이 하루에 최대 5000만원으로 늘렸다.

다음달 초 새 원터치뱅킹 앱을 출시할 예정인 우리은행도 우선 앱을 출시한 이후 자체 인증방식을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의 이런 움직임은 금융권 최초로 자체 인증시스템을 도입한 카카오뱅크가 이를 바탕으로 간편한 모바일 금융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출범 2년만에 1000만 고객을 넘어서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이른바 '메기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다만 대출 등 여신관련 업무에 자체인증 방식을 적용하지 못하는 점은 과제다.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 등 일반대출업무에선 다른 금융거래처럼 비대면 자체인증 방식을 적용한다. 하지만 전세자금대출 등 보증기관과의 연계가 필요한 정책상품의 경우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이번에 자체인증을 기능을 도입한 KB국민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등 대부분의 여신관련 금융거래는 아직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신한은행이나 IBK기업은행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대출 신청자의 소득정보를 국세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확인해야하는데, 이를 발급하는 기관이 인증수단을 공인인증서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전자서명법과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업무에도 '혁신'이 필요하지만 유관기관들과의 거래를 위해선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민간에서 공인인증서를 없애는 추세지만 현행법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이 공인인증서비스를 대체하기 위해 공동으로 내놓은 블록체인 기반 인증 서비스 '뱅크사인'은 더 찬밥 신세가 될 처지다. 은행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뱅크사인 발급 수는 약 23만건으로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저조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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