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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MT리포트]‘배달의 민족’은 배달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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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편집자주] “근대 자본주의 종언을 알리는 소리 없는 혁명이다.” 배달 운송 쇼핑 청소 등 각 분야에서 부상하는 플랫폼 경제에 대한 한국노동연구원의 진단이다. 기업이 노동자를 고용하고 대신 보호 의무를 지던 구조를 '플랫폼-자영업자' 구조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경제 해부]➁ 배달 플랫폼이 바꿔놓은 배달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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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딜리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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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조원 규모이던 음식배달시장은 올해 2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배달앱을 통한 배달시장 규모도 2013년 3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 규모까지 불어났다.

규모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배달앱과 배달대행앱 등 배달 플랫폼은 음식배달 뿐 아니라 쇼핑 등 모든 영역에서 배달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 음식산업, 유통산업까지 재편하고 있다.

◇배달 시장 키운 '배달앱'

'배달의 민족' '요기요'와 같은 배달앱의 등장이 배달 플랫폼의 시작이다. 2014년 매출이 291억원이던 배달의 민족은 지난해 매출 3193억원을 올리며 기업가치가 3조원을 넘어섰다.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매출도 2017년 7300만 유로(약 962억원)에서 지난해 9440만 유로(약 1244억원)로 크게 증가했다.

배달앱은 서비스 초기만 해도 음식점 연락처 검색사이트에 불과했다. 지금은 음식 배달 및 결제뿐 아니라 편의점 결제, 직접 조리식품 배달까지도 가능하다.

덕분에 배달음식 주문이 늘어나면서 음식점 매출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해 발표한 '온라인 배달업체 이용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배달 앱 이용 음식점 업주 1000명 중 46.2%가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순이익이 줄었다고 답한 비율은 4.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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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대행플랫폼 '부릉'/사진=부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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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시장 구조 바꾼 '배달대행앱'

배달앱에 이어 배당대행앱이 등장하면서 배달시장의 구조는 본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부릉' '바로고' '생각대로'와 같은 앱들이 대표적인 배달대행 플랫폼이다.

배달대행앱은 음식점이 자체 배달 인력 없이도 배달이 가능하게 해줬다. 배달대행앱은 기존의 지역별 배달대행업체를 전국 단위로 묶으며 성장했다. 예를 들어 배달대행앱 부릉은 전국 270개 부릉 스테이션을 보유하고 있다. 각 지역 배달 거점인 셈인데 직영도 있지만 대부분 지역배달대행업체와 위탁 계약을 맺어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맥도날드와 버거킹 등 대형 패스트푸드점도 전국 단위의 배달대행앱과 계약을 맺고 자체 배달원을 줄이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직접 고용한 배달원을 아예 없애기도 했다.

배달대행앱이 자리를 잡으면서 음식배달의 구조도 크게 바뀌었다. 배달앱 시절에는 ‘소비자→배달앱→음식점→지역배달대행업체→소비자’의 구조였다면 배달대행앱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배달앱→음식점→배달대행앱→지역배달대행업체→소비자'의 구조로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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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등장에 따른 4단계 구조/이미지=박의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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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대행앱 등장에 따른 5단계 구조/이미지=박의정 디자이너



◇배달플랫폼 전쟁

최근에는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배달 전면전이다. 배달앱이 이커머스 배달을, 이커머스가 배달앱의 음식배달을 치고 들어가고 있다.

배달의 민족(배민마켓)은 세제와 문구 등 생필품, 신선식품, 가공식품 등을 판매·배송하는 서비스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요기요도 음식배달 뿐 아니라 편의점 상품 배달까지 한다. 또 배달의 민족의 '배민 라이더스'와 요기요의 '푸드플라이'는 각각 '배민키친'과 '셰플리'라고 하는 공유주방에도 뛰어들었다. 음식을 직접 만들어 소비자에게 배달한다.

이커머스 업체도 배달에 뛰어들었는데 쿠팡과 위메프가 대표적이다. 쿠팡은 '배민 라이더스'와 유사한 모델인 맛집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를 서비스를 하고 있고, 위메프는 '위메프오'라는 서비스로 음식, 마트 상품, 세탁물 배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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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안되는 맛집 음식을 직접 배달해주는 '배민 라이더스'/사진=배달의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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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배달원 고용의 질

배달원의 고용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배달대행업체에 소속된 배달원은 모두 개인사업자다. 배달대행 플랫폼이 보내주는 주문 콜을 잡아서 배달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오토바이도 본인 소유다. 오토바이가 없을 경우에는 배달플랫폼이 리스 형태로 대여해 준다.

기본 고용형태가 자영업자, 월급 대신 건당수수료를 받는 형태라 종합보험 가입도 직접 해야 하고 기본급도 없다. 사고가 나도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 숙련된 배달원은 몇 건의 콜을 한꺼번에 잡아서 묶음 배달을 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한 시간에 한 두건 잡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여기에 일반인까지 배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적으로 콜을 빨리 잡아야 하면서 고용의 질이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홍재의 기자 hja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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