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두루치기는 ‘두루’와 ‘치다’의 명사형인 ‘치기’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이다. 두루는 ‘빠짐없이 골고루’ 즉 ‘두루두루’라는 뜻이다. ‘치기’의 원형인 ‘치다’는 원래 “손이나 손에 든 물건으로 뭔가를 세게 부딪치게 하는 행위”를 이르는 동사인데 이로부터 파생하여 달리 ‘셈을 치다’에서처럼 “셈을 맞추다”, “계산에 넣다”라는 의미로도 쓰이고, 또 “…한 셈 치다”에서처럼 “어떠한 상태라고 인정하거나 사실인 듯이 받아들이다”라는 의미로도 쓰이는 말이다. 따라서 ‘두루 친다’는 ‘두루두루 맞추다’, ‘두루두루 한 셈 치다’라는 의미로서 ‘포괄적’, ‘종합적’이라는 개념이 들어 있는 말이다. 그러므로 국어사전은 ‘두루치기’를 “한 가지 물건을 여기저기 두루 씀. 또는 그런 물건”, “두루 미치거나 두루 해당함”이라고 풀이하고 있으며, 여기서 더 진화하여 “한 사람이 여러 방면에 능통함. 또는 그런 사람”이라는 뜻풀이도 하고 있다. 두루치기는 팔방미인이라는 뜻도 갖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우리에게 무역보복을 하고 있다. 참 못나고 몰염치한 사람들이다. 일본의 이러한 보복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잘 막아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두루치기 전략이다. 어느 한 곳도 빈틈이 없이 두루두루 상황에 맞추고 두루치기의 능력을 발휘하여 오히려 일본이 꼼짝 못하도록 역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고 탓하기 전에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짜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효과적인 두루치기를 위한 국민적 단합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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