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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해양 고세균에 붙은 '바이러스' 분리 성공…"기후변화 예측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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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근 충북대 교수, 서해 해수 고세균 대상 연구로 밝혀

뉴스1

해양 고균을 감염시키는 레몬(방추사)형태의 바이러스를 투과전자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사진(왼쪽). 감염 후 새로 생산된 바이러스가 숙주의 표면에 붙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오른쪽). (과기정통부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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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지구상에 가장 많은 3대 미생물 중 하나인 '고세균'(고균·archaea)에 붙은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지구 온실가스인 이산화질소와 연관성이 깊은 해양 고세균의 개체수나 분포 조절로 기후변화 예측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성근 충북대 교수 연구팀이 서해 해수에서 고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분리하고 고세균과 바이러스의 상호작용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고세균은 세균과 같이 핵이 없는 원핵생물이다. 그러나 유전적 측면에서 세균과 상이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생물군이다. 해양 생태계 전체 미생물 중 약 30%를 차지한다. 일반환경은 물론 열수구·유황온천 등 극한환경까지 서식하며 해양에서 탄소나 질소 순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해양 고세균의 바이러스로 추정되는 유전자만 보고되었을 뿐 바이러스에 대한 실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서해 해수에서 특정 계절에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한 고세균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확인한 결과, 해양 고세균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질소 산화작용이 멈췄다. 다만 유기물이나 비타민 B1·2를 방출했다. 투과전자현미경(TEM)을 통해 방추사(레몬) 모양 바이러스 형태를 확인했다. 지금까지 이러 모양의 바이러스는 해양에서 배양된 적이 없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를 'NSV'(Nitrosopumilus Spindle-shaped Virus)로 명명했다. 이 바이러스는 해양 고균의 성장을 저해하며, 숙주세포를 용해해 방출되는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이 바이러스가 증식하면 마치 혹처럼 튀어나와 분리되는 '출아법'으로 방출됐다. NSV의 유전체 분석 결과 기존의 알려진 고균이나 세균 바이러스와는 다른 특이한 유전체정보를 가진 새로운 과의 바이러스로 고균 '타움고균(Thaumarchaeota) 문'에서 최초 바이러스가 됐다.

이성근 교수는 "해양 고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발견을 통해 지구의 물질 순환을 이해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면서 "극한 환경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방추사(레몬) 형태의 바이러스를 찾아 기후변화 예측에도 선도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16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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