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3 (월)

"韓·日 갈등, 통제 범위 벗어나… 트럼프가 나서면 무슨 일 일어날지 몰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본의 경제보복]

푹스 前 미 동아태 부차관보 "한·일 최고위급이 맞붙어… 미국 실무진 개입 단계 지나"

조선일보

마이클 푹스〈사진〉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최근 한·일의 극단적 대립에 대해 "이 문제가 통제를 벗어나고 있다"며 "이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뿐이지만, 트럼프가 개입할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푹스 전 부차관보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출연해 '아시아를 순방 중인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한·일을 중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불행히도 이 문제는 (스틸웰이 중재 가능한) 그 이상으로 커져 버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통제를 벗어난 이유는) 한국과 일본의 최고위급이 관련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전선에서 맞붙는 바람에 미국의 실무진이 개입할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는 것이다.

그는 "따라서 미국 측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개입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뿐"이라며 "그런데 그러면 그것 자체로 또 새로운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충동적이고 좌충우돌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가운데 어느 쪽에 유리한 결정을 내릴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2기 때는 한·일 관계가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미국이 여러 차례 주요한 노력을 펼쳤다"며 "3국 정상 만남 외에도 고위 관료급에서 정기적인 3자 회동이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한·미·일 3자 회동을 등한시하면서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15일 "미 정부도 연일 악화하는 한·일 갈등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미국은 한·미·일 3각 안보 체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한·일 문제에 '관여(engage)'할 뜻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미 정부 핵심 관리들과 면담한 결과를 소개하며 "미국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관여할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관련 조치가 어느 시점엔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는 최근 "중재할 계획이 없다"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미 주요 관리들의 발언과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는 지적이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