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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미래' 때린 日에 밀리면 끝"…靑 '강공'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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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the300]로우키서 강공으로 전환…단순 정치·경제적 이유 아니라는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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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9.07.15. 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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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갈수록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이번에 일본에 밀리면 끝"이라는 인식에 바탕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일로 간주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지난 1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발표된 이후 약 1주일 동안 '로우키(low key)'를 유지했다. 일체의 대응을 관련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에 맡겼다. 우선 일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에 나서자는 분위기였다.

'로우키'의 바탕에는 일본의 이번 조치가 아베 신조 총리의 참의원 선거(오는 21일)용 이벤트라는 인식이 있었다. 선거의 승리를 위해 아베 총리가 한국이라는 대외의 적을 만든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진흙탕 싸움'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이었다.

일주일 뒤 상황이 반전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기업의 실체적 피해가 발생하면 일본에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 10일 기업 총수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일본과 문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전을 시사했다.

메시지는 더욱 강해졌다. 지난 12일 전남 무안에서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이 서린 곳"이라며 열두척의 배로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낸 명량대첩을 언급했다. 이 대목은 사전에 배포됐던 원고에도 없던 내용으로, 그만큼 문 대통령의 생각이 직접적으로 반영된 부분이었다.

15일 수보회의에서는 일본에 '더 큰 피해'를 경고하며 "우리 국력은 숱한 위기를 극복하며 키워온 것"이라고 힘을 줬다. 일본이 한국 경제가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을 가로막기 시작했다고 지적했고, 수출 규제의 이유로 대북제재 관련 의혹을 제기한 것도 우리 정부에 대한 도전이라고 못박았다.

메시지 자체를 보면 일본에 대한 대응과 경고 위주에서,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화했다. 짧게는 문재인 정권, 길게는 한국의 미래가 걸린 싸움으로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순한 정치·경제적 갈등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 여권에서는 "아베 정권의 의도가 문재인 정권을 교체하겠다는 것에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중이다. 보복 조치에 정부가 굴복해서 강제징용 배상 등과 관련한 일본의 요구를 받아들이거나, '버티기'에 실패해서 우리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경우 문재인 정권은 곧바로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일본이 한국의 미래를 타격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일본의 경제 보복이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미래산업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도 "일본 정부의 조치가 한국 경제의 핵심 경쟁력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제한으로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보복에는 △한국의 정권을 흔들고 △한국 경제에서 '미래의 싹'을 잘라내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판단 속에 청와대는 "절대 밀릴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한일 양국 간에는 수 많은 과거사 문제가 있고, 현실적인 안보 문제도 있다. 이번에 한국이 일본에 숙이는 모양새가 연출될 경우 향후 외교 이슈에서 계속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죽창가'를 올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조 수석은 14일 "SBS 드라마 '녹두꽃' 마지막 회를 보는데 한참 잊고 있던 이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나왔다"며 '죽창가'를 소개했다. 드라마 '녹두꽃'과 노래 '죽창가'는 모두 동학농민혁명을 기리는 내용이다. 일본에 맞선 의병·민초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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