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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뜨거운 감자 ‘플랫폼 노동’ 보호법안, 미 캘리포니아 주 상원 첫 문턱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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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호출 서비스 업계 1, 2위 우버·리프트 등이 플랫폼 경제 종사자 등을 노동법상 보호를 받지 못하는 독립계약자로 만드는 것을 규제하는 ‘AB5’ 법안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의회 상원 공공고용 및 은퇴 위원회에서 ‘4 대 1’로 통과됐다.

이 법안을 주도한 로레나 곤잘레스(샌디에고·민주) 주 하원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곤잘레스 의원은 상원 해당 위원회에서 “기업들이 노동법상의 보호를 노동자들로부터 빼앗으면서 동시에 자신들의 비용을 캘리포니아 납세자에게 떠넘기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우버·리프트 기사로 일하는 아네트 리베로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새크라멘토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AB5’ 법안 통과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긱워커스라이징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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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5 법안은 기업이 노무를 제공받을 때 이른바 ‘ABC 테스트’라는 것을 통과해야만 노동자가 아니라 독립계약자로 고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일하는 사람이 a) 회사의 지휘·통제로부터 자유롭고, b) 그 회사의 통상적인 비즈니스 이외의 업무를 해야 하며 c) 스스로 독립적인 고객층을 갖는 등 해당 사업에서 독립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원 고용위원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향후 상원 세출위원회, 상원 전체 투표 등을 거치게 된다. 곤잘레스 의원은 이 법안이 내년 1월 발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우버·아마존의 드라이버, 손 관리사, 댄서 등 캘리포니아에서 일하는 수십만명의 독립계약자들은 노동자가 될 수 있다. 독립계약자로 분류된 이들이 노동자가 되면 실업보험, 의료보조금, 유급 육아휴직, 초과근무수당, 시간당 최소 12달러 최저임금 보장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캘리포니아주 의회 의사당이 있는 새크라멘토에는 최근 이 법안에 반대, 찬성하는 이들이 각각 모여들었다. “나는 독립적(I’m independent)”이라는 티셔츠를 입은 이들은 지난 9일 의사당 앞에 모여 이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우버·리프트 기사로 일하고 있는 로이 호크는 새크라멘토 지역 언론 ‘KCRA 3’에 “당신은 당신의 시간을 통제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노동자가 되면 그렇게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에는 500여명이 의사당에 모여 이 법안 지지 의사를 밝혔다. 3년간 기사 일을 했다는 아네트 리베로는 ‘KCRA 3’에 “나는 이것이 풀타임 직업”이라며 “나는 학교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도로 위에서 충분한 수입을 올리지 못해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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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립적(I’m independent)”이라는 티셔츠를 입은 이들이 지난 9일 미국 새크라멘토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AB5 법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KCRA 3 뉴스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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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노동자들을 위한 단체인 ‘긱 워커스 라이징(Gig Workers Rising)’은 “승차공유 드라이버들은 생활임금, 혜택, 노동조합을 조직할 수 있는 길을 필요로 한다”며 “그들은 이 법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기사들이 없었다면 우버·리프트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들은 기사들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그들은 기사들을 일회용품처럼 취급한다”고 했다.

김지환·김상범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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