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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정제마진 7弗대로 '쑥'...정유사 주름살 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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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당 7.5달러로 1년만에 최고

실적 부진 딛고 3분기 반등 기대

"시장 불확실...상승세 꺾일수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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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이익의 핵심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1년여만에 배럴당 7달러대 까지 뛰어올랐다. 지난 몇달동안 손익분기점(BEP) 아래의 정제마진 때문에 ‘보릿고개’를 겪었던 국내 정유사들의 주름살도 한층 펴지는 모습이다.

1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7월 둘째주 기준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7.5달러로 지난해 8월 셋째주(7.5달러) 이후 1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경유, 휘발유와 같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 비용 등을 제한 수치로 배럴당 4달러는 넘어야 수익이 난다. 정제마진은 이달 첫째주 6.0달러로 지난해 9월 셋째주 이후 10개월여만에 6달러 대를 기록하는 등 급상승 추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정제마진 상승의 원인으로 정유제품 공급량의 급격한 감소를 꼽는다. 하루 33만 배럴의 정유제품을 공급하던 미국 필라델피아의 정제 공장이 최근 화재로 가동이 중단된데다 중국에서 환경 규제 등으로 정제 공장 가동률을 줄였다. 정제마진이 지난 5월 3.0달러, 지난달 3.2달러에 그치는 등 공장을 가동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도 이들 공장이 가동률을 낮춘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휘발유와 두바이유 가격 차이도 크게 벌어졌다. 정제마진이 배럴당 1.7달러에 불과했던 1월 넷째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1.22달러로 당시 휘발유(60.02달러)가격보다 오히려 높았다. 반면 지난 12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65.88달러인 반면 휘발유 가격은 76.00달러로로 배럴당 10달러 이상 벌어졌다.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 본격화에 따른 수요 증가도 정제마진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 2·4 분기 정유 부문에서 영업손실 우려까지 나왔던 정유사로서는 3·4분기 실적 반등을 꾀할 수 있게 됐다. 내년 선박 연료의 황 함량을 기존 3.5%에서 0.5%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환경규제인 ‘IMO2020’이 시행된다는 것도 정유사에겐 호재다. 정유사들은 지난 몇년간 조(兆) 단위의 석유화학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수익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캐시카우’인 정유 부문이 올들어 부진에 빠지면 골머리를 앓아 왔다. 이 같은 기조가 계속될 경우 석유화학 외에 전기차 부품 등의 관련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정제마진 상승 추세가 언제 꺾일지 모른다는 불안도 나온다. 연초 정제마진이 최근 10년 사이 최저인 1달러대까지 떨어지고 지난 연말에는 벙커C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높은 사상 초유의 현상이 나타나는 등 정유 시장의 불확실성이 어느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중국 정유 업체들이 정제마진 상승에 따라 언제든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데다 미·중 무역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요또한 언제든 급격히 꺾일 수 있다”며 “최근 2주간 정제마진이 급반등 했지만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 장담하기 힘든 불안요소가 너무 많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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