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번에도 일본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 경제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는 '반도체'에 이어 또 다른 축인 자동차·조선산업 등에서 추가 보복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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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일본 매체와 전문가들은 한일청구권 협정을 근거로 한국에 요구한 중재위원회 설치에 대한 최종 답변 시한인 오는 18일을 기점으로 보복 조치가 추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지난 6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이은 '대항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오는 18일이 추가 보복이 나올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NHK도 8일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없으면 규제강화 대상을 다른 품목으로 확대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2차 수출규제 대상으로 군사 용도 전용이 가능한 일부 공작기계와 탄소섬유 등을 거론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국 정부가 지난달 19일 내놨던 중재안을 대신하는 새로운 제안을 하지 않는 한 일본 정부는 추가적인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며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와 추가 경제보복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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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추가보복은 반도체와 함께 우리 경제의 축을 이루고 있는 자동차·조선 등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출 규제에 대해 일본이 한국의 가장 아픈 부분을 파고 들었다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반도체 산업에서 일본의 기술력이 뛰어난 부품을 골라 공급을 막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의 경제 보복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경우 자동차·조선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이 일본에 못 미쳐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부분들에 대한 추가 보복조치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조 교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이 반도체와 자동차, 그리고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조선산업"이라며 "그런 산업들에 대해 기술적으로 좀 부족한 부분들, 의존하는 부분들에 대해 보복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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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정부는 지난 7일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인한 기업의 어려움을 청취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간담회를 개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을 만났다.
SK의 경우 SK하이닉스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으나 반도체와 관련이 없는 현대차그룹 총수까지 동원한데 대해서 일본의 경제 보복이 전방위로 번지는 상황을 정부가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반도체를 시작으로 자동차·조선까지 보복 조치가 번질 경우 본격적인 통상 갈등으로 커질 수 있어 일본 정부도 신중히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일본이 추가적인 보복 조치를 강행할 경우 맞대응에 나서겠다는 경고 메세지를 명확하게 발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상호 호혜적인 민간기업 간 거래를 정치적 목적으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응과 맞대응의 악순환은 양국 모두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만 한국의 기업들에게 피해가 실제적으로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날 문 대통령이 반도체 제조 등에 쓰는 3개 핵심소재 수출 규제를 철회하라고 요구한데 대해 한국 측이 개선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문 대통령이 수출 규제 발동 후 처음으로 이 같이 요청한 것과 관련, "한국 측에서 개선을 표시하지 않으면 철회에 응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규제 철회를 요청한 문 대통령과 개선이 없다면 규제를 확대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goe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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