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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北 목선 사건]"축소·은폐 의도 없었지만…국민 눈높이 맞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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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정부는 지난 달 15일 발생한 북한 목선 삼척항 귀순 사건과 관련,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축소·은폐 의도는 없었지만 국민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은 설명이었다고 의혹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3일 국무조정실 주관 북한 소형목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브리핑에 따르면, 우선 북한 소형 목선의 발견지점을 ‘삼척항 인근’으로 표현한 것은 국방부가 군사보안적 측면만을 고려했다는 판단이다.

국방부는 15일 상황을 접수한 시점부터 이 사안이 대북 군사보안과 연계된 건이기 때문에 매뉴얼에 따라 유관기관들과 협의해 최초 작성한 언론보도문(안)을 공유했다. 초기 상황관리 과정에서 대북 군사보안상 통상적으로 쓰는 용어인 ‘삼척항 인근’으로 발견장소를 표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경은 15일 14:10분에 ‘삼척항으로 옴으로써’라는 표현으로 발견장소를 명시해 언론기관에 배포했지만, 합참 공보실은 15일 해경청에서 발표한 해당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고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17일에도 계속 사용했다.

또 국방부는 16일에 작성해 17일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상황개요에는 ‘삼척항 인근’이라고 표현했지만, 보고서 1쪽 요도의 하단부에 발견지점을 ‘삼척항 방파제’라고 표현해 보고했다. 이후 ‘인근’ 표현에 대한 논란이 있어서 합참은 18일에 문자를 통해 기자들에게 발견지점을 ‘삼척항 방파제’라고 정정해 공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척항 인근’ 표현은 군이 군사보안적인 측면만 고려해 국민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깊이 생각하지 못한 점이 있다는게 합동조사단 판단이다.

이데일리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소형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한 정부의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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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17일 최초 브리핑에서 ‘경계에 문제가 없다’고 표현한 경위와 이 과정에서 상급기관의 은폐 의도 여부의 경우, ‘경계작전은 정상적으로 시행되었다’고 설명하는 것이 좋겠다는 군 내부적 협의 결과였다. 15~16일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에 의한 현장확인과 최초 상황평가를 토대로 보도자료 문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해상이나 해안선 작전단계에서 목선을 발견하지 못해서 보완소요가 있음을 식별했지만, 해당 기간에 계획된 경계작전은 관련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시행됐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북한 소형목선이 삼척항 방파제까지 입항한 것은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군으로서 경계에 실패한 것이기 때문에 ‘경계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표현이 매우 부적절하고 안이했음을 국방부와 합참의 관계관들이 조사과정에서 인정했다. 또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국민이 불안하거나 의혹을 받지 않게 소상히 설명했어야함에도 경계에 관한 17일 군의 발표결과가 ‘해상 경계태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뉘앙스로 이해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안이하게 판단된 측면이 있다. 이러한 점을 사전에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잘못이 있어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를 질책한바 있다.

15일 당시 상황을 군은 공개하자고 했는데,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공개하지 말자고 했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결과에선 사실이 아니었다는게 정부 조사 결과다. 초기에 상황이 접수되고 모 언론에서 보도를 시작하면서 군 내부적으로 여타 군사상황과 같이 사실관계 위주의 1보를 신속히 내야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내부 논의를 거치면서, 이 사안은 대북 군사보안과 연계된 사항이기 때문에 정부 매뉴얼에 따라 안보실, 국정원, 해경, 통일부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해경에서 사실 위주의 1보를 내는 것으로 정리됐고, 이에 따라 군에서는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17일과 19일 국방부 브리핑에 청와대 행정관이 참석한 것과 관련, 현장 발표내용에 대해 국방부 관계관들과 어떤 협의나 조율을 한 사항은 일체 없었다고 발표했다. 당시 브리핑에 참석한 행정관은 부처와의 일상적인 업무협조의 일환으로 언론의 관심사항인 △브리핑 내용을 기자들이 충분히 이해했는지 △기자들의 관심사항은 무엇인지 △다음 브리핑에서 추가로 설명이 필요한 소요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참석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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